-마르쿠스 슈텐츠의 상임지휘자 다운 열정적 장악력은 펼쳐지지 못한 듯

좀더 큰 스케일이 느껴졌다. 마르쿠스 슈텐츠의 박력있는 선 굵은 연주의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교향곡 지휘가 올해 서울시향 연주를 마무리했다.

지난 3년간 수석객원지휘자(Conductor-in-Residence)로 서울시향 무대에 섰던 마르쿠스 슈텐츠는 지난 12월20일 둘째날 베토벤교향곡 제9번 교향곡 무대에서 2017년 무대에 올랐던 같은 수석객원지휘자(Principal Guest Conductor) 티에리 피셔가 지나치리만큼 냉정하게 분위기를 이끌었던 것과 유사하게 흥분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마무리로 서울시향과의 베토벤 교향곡 9번 연주를 이끌어냈다.

올해 말로 임기를 마무리하는 두 서울시향 객원지휘자의 차이라면 마르쿠스 슈텐츠는 서두에 언급한 좀더 큰 스케일의 박력있는 선 굵은 연주가 눈에 띄었던 것이 필자에겐 이목을 끌었다. 이런 마르쿠스 슈텐츠의 연주스타일은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과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지휘했던 Live concert HD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던 터다.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과의 연주에서 마르쿠스 슈텐츠는 상임지휘자 다운 장악력으로 맨손의 다채로운 지휘표정과 특히 4악장 환희의 송가에선 입을 벌리고 열정적 호흡을 같이 전개하는등 이런 그의 지휘포스가 이채로운데 열정적인 상임지휘자 다운 슈텐츠의 모습이 서울 무대에선 다소 펼쳐지지 못한 듯 해서 아쉽다.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 합창단도 초반부부터 경이로운 합창을 들려주는데 국립합창단과 안양시립합창단, 그란데오페라합창단이 합쳐 노래한 이번 서울시향의 환희의 송가는 그런 면에서 응집력이 다소 부족했던 느낌이다.

올해 서울시향의 베토벤 교향곡 9번의 연말 연주의 특징은 역대 어느 해보다도 객석의 전석매진을 매년 이어가던 긴장감 넘치는 관객의 열기가 없었다는 점이다. 때문에 콘서트 열기를 끌어올리는데 보이지 않는 일조를 하는 관객의 열기는 없었으며 대신 깔끔한 마르쿠스 슈텐츠 지휘가 이를 대신 커버했다. 참고로 필자가 본 서울시향 연말 베토벤교향곡 9번 연주는 2013년의 경우 정명훈 시절의 흥분된 코러스에 감격에 찬 관객의 브라보와 환호가 쏟아진 기억이 새롭다. 2016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서울시향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이끈 연주는 작금의 혼란스런 시국에 비춰 한줄기 오아시스 같은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연출해내 섬세하고 정결한 사운드의 에센바흐와 서울시향 연주로 오버랩된다. 티에리 피셔가 이끈 2017년 무대는 지나치리만큼 냉정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런 관점에서 촘촘한 서울시향의 연주에 이어 열렬한 고양의 분위기로 이어지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 4악장의 ‘환희의 송가’ 특성 때문에 2악장을 빠른 스케르초, 3악장을 느린 아다지오로 처리해 3악장을 조신한 명상곡으로 만들어 4악장에서 폭발하는 환희의 메시지가 보다 강렬히 마르쿠스 슈텐츠가 부각되도록 한 것은 올해 서울시향 베토벤 교향곡 9번 연주의 또 하나의 특징으로 필자에겐 다가왔다.

서울시향이 제2대 음악감독으로 오스모 벤스케를 선임한 이후 내년 2월 14-15일 취임 연주회에서 말러교향곡 2번 ‘부활’을 들려주며 공식 활동을 시작하게 될 오스모 벤스케가 어떤 독보적 모델을 이식해 과거의 영화를 재현할 것인지 서울 클래식 팬들의 관심이 많다. 오스모 벤스케와 서울시향간 둘만의 만남을 필연적 만남으로 규정한 서울시향 관계자의 진단이 허언이 아니라면 국내 관객이 서울시향에게 바라는 바는 오스모 벤스케가 고국 핀란드 작곡가 시벨리우스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올해 시벨리우스 교향곡 6번과 7번에 이어 내년 8월 20-21일로 이어지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 연주등으로 아시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로서의 국제적 위상을 넘어 세계적 수준의 톱 클라스의 교향악단 레벨로 끌어올리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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