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성있는 연주의 천착 보였더라면 더 금상첨화 했을 법한 바이올린 연주회

25년간의 파트너쉽을 기념하기 위한 안네 조피 무터와 피아니스트 램버트 오키스의 음반을 들어보면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소나타 연주의 바다에 풍덩 빠져드는 느낌이 들 만큼 CD1에서는 베토벤과 브람스의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최초로 녹음된 펜데레츠키의 바이올린 솔로 연주를 위한 ‘라 폴리아’, 이어 CD2에서는 모차르트의 피아노와 바이올린 소나타 K481, 가브리엘 포레, 그리고 프레빈의 바이올린과 피아노 소나타의 안네 소피 무터의 농익은 연주가 담겨 있다.

안네 조피 무터의 바이올린 소나타 레퍼토리 연주의 폭이 넓다는 것을 방증하는 이 음반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안온하고 따뜻한 음색의 브람스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No.2, 가브리엘 포레의 청량감있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No.1, 그리고 펜데레츠키의 바이올린 솔로를 위한 ‘라 폴리아’와 앙드레 프레빈의 바이올린과 피아노 소나타 No.2의 흥미로운 안네 조피 무터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CD음반이 콘서트홀에서 만큼의 실연 연주의 자연스런 연주와 감동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여러 작곡가들의 바이올린 소나타 연주를 감상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안네 조피 무터와 램버트 오키스간의 협업 음반 chronography에서 25년간의 silver 작업을 결산한 의미있는 음반으로 흥미롭게 들었다.

내한 공연도 잦은 현의 여제 안네 조피 무터 연주회에서 한국 관객이 기대하는 바는 과연 뭘까? 지난달 29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으로 열린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4번, 5번 봄, 9번 크로이처 연주는 무터의 연주가 바이올리니스트들의 통상 젊은 시절의 불꽃 튀기는 연주 스타일에서 연륜의 달관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무대로 필자에게는 여겨졌다. 이는 현의 마녀로 불리기도 했던 정경화가 케빈 케너와의 협업을 통해서도 세월이 흐르면서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이미지 이기도 하다.

안네 조피 무터는 베토벤 10개의 바이올린 소나타 곡중에서도 한국과 대만, 중국을 아우르는 그녀의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키위한 세계 투어 일환에서 관객들에게 가장 귀에 익숙하고 유명한 베토벤 소나타 5번 봄과 9번 크로이처, 그리고 베토벤 소나타 5번에 대비되는 4번의 연주를 택함으로써 대중에게 어필하는 연주회를 택한 것처럼 보였다.

때문에 안네 조피 무터가 작품성 있는 연주의 천착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명암의 대조가 대단히 효과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7번, 베토벤 개인에게는 작곡에만 전념하게 만든 계기를 갖게 한 바이올린 소나타 10번, 베토벤의 작품번호 30번의 곡들중 곡의 완성도 때문이라기 보다는 곡의 분위기 때문에 가장 드물게 연주되는 것으로 회자되는 바이올린 소나타 6번과 모리스 라벨의 ‘하바네라의 형태에 따른 소품’, 브람스 헝가리무곡, 드뷔시의 ‘Beau Soir(아름다운 저녁)'등이 섞여 연주돼서 하루만의 더 안네 조피 무터 바이올린 리사이틀이 서울 공연장에서 주선됐더라면 더 금상첨화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네 조피 무터는 이날 연주회에서 확신에 찬 보잉을 보인 베토벤 소나타 4번과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연륜의 달관을 과시한 베토벤 소나타 5번, 이날의 하이라이트 연주로 꼽을 만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 연주를 통해 완숙기에 접어든 그녀의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모습을 국내 팬들에게 확인토록 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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