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곡의 다채로움 아쉬웠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조성진이 지난 주말 서울과 인천에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전 야니크 네제 세갱과 호흡을 맞춘 음반은 2018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한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No. 20등의 연주가 이 음반의 중심에 놓여있는 CD이다.

예술적이고 영롱한 조성진의 톤과 다채로운 색채감이 가득하면서 조성진의 아기자기하게 만들어가는 음악이 인상적인 음반으로 들었다. 유럽 체임버오케스트라의 활기찬 연주도 인상적으로 다가왔는데 이런 활기찬 연주를 이끌어 내는데에는 2013년 로테르담필과의 성남아트센터 공연이후 국내 팬들에게 각인돼있는 기관차같은 세갱의 지휘 역할이 크게 느껴진다.

지난주 11월9일 토요일 저녁 6시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조성진 협연은 조성진의 피아니즘이 소팽콩쿠르 우승 직후의 다소 열띠고 흥분된 타건에서 성숙한 피아니즘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1번은 제2번과 제3번이 라흐마니노프의 낭만성을 가장 잘 전해주는 대표작임에 비춰 조성진 연주 타임을 인상깊은 멜로디보다는 젊음에 찬 활기와 격렬함을 느낄 수 있었던 라흐마니노프의 다른 피아노 협주곡 제1번에서 조성진의 성숙해가는 피아니즘을 확인하기에는 적합한 레퍼토리였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후반부에 꺼내든 드보르작의 신세계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는 사실 90년대 해외 오케스트라들의 국내 내한공연의 거의 단골 레퍼토리가 되다시피 해서 지금은 그다지 크게 유행에 맞는 곡은 아니라는 판단이 든다. 강약의 전개가 절묘하고 1악장부터 벨벳 사운드가 전개되는 필라델피아 사운드의 맛을 느껴보기에는 손색없었으나 미국 교향악단이니 만큼 번스타인의 20세기 음악극의 정점이 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나 ‘예레미아교향곡’ 아니면 거슈인의 솔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으로, 재즈 어법과 콘서트 음악이 매우 매력적이고 성공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랩소디 인 블루’, 표제적 교향시 ‘파리의 미국인’ 같은 다채롭고 생기있는 곡들이 추가됐더라면 필라델피아 내한공연이 더 다채로왔을 것 같다.

세계 최고 교향악단으로 꼽히는 베를린필의 내한공연도 이틀의 공연 프로그램들이 전부 다르다. 그런 면에서 이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은 연주곡의 다양성면에서는 대중적인 곡의 고객흡인을 생각한 탓에 다소 아쉬운 점을 남겼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 열흘 직전 공연을 가진 빈필도 서울에서의 첫날과 둘째날의 공연은 첫날이 브루크너 교향곡 8번 한곡 연주로 브루크너의 웅장함을 보였지만 이튿날은 올 슈트라우스 곡들로 꾸며 돈 후앙, 작품번호 20,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작품번호 28, 장미의 기사 모음곡, 작품번호 59, 기타 왈츠곡 연주등의 연주곡의 다채로움이 돋보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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