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군 경제별곡] 슬로푸드는 농촌경제의 심리적 자산
[전성군 경제별곡] 슬로푸드는 농촌경제의 심리적 자산
  • 전성군 지역아카데미전문위원/경제학박사
  • 승인 2019.11.0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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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군 교수
전성군 교수

최근 여러 영역에서 대안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대안교육 운동, 대안의료 운동, 대안문화 운동 등이 바로 그것이다.   

 

슬로푸드, 현대농업에 대한 반성 대안운동으로 생겨

농업과 관련해서도 대안을 추구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패스트푸드의 반대개념인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이다. 다른 대안운동이 기존의 체제나 대상에 대한 성찰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처럼 슬로푸드 운동도 현대 농업에 대한 성찰로 생겨났다. 

이를테면 오늘날 속도 중심의 생활은 우리를 패스트푸드의 노예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패스트푸드적 생활방식은 우리의 삶을 망가뜨리고 소중한 자연과 환경을 파괴해왔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서 능동적이고 실질적인 해답이 바로 대안농업 운동으로서 슬로푸드 운동이다. 이는 자국민의 전통적 입맛으로의 회귀운동인 셈이며, 우리나라처럼 소생산자에 기반을 둔 지역농업, 제철농업을 옹호하고, 위기에 처한 종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1986년 로마 '맥도날드 반대운동'서 첫 시작

슬로푸드 운동의 시작은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맥도날드가 로마에 진출하자 이에 대항해 전통음식 보존의 기치를 내걸고 맥도날드 반대운동 차원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소위 햄버거 등 편리하고 간편한 음식문화로 대변되는 패스트푸드는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전통음식을 소멸시켰다. 

이에 위협을 느낀 이탈리아 정부는 전통음식 보존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운동을 시작했다. 미국도 패스트푸드의 종주국이긴 하지만 최근 들어 슬로푸드 운동이 급속도로 미국 전역에 전파되고 있다. 

슬로푸드 운동본부는 이탈리아 브라에 있으며, 현재 전 세계에 회비를 내는 정회원만 7만명에 이르고 있고, 전 세계 45여개 국가에 550여개의 지부를 갖고 있다. 회원들은 슬로푸드 운동을 통해 멸종위기에 처한 작물이나 전통음식을 발굴 보존하고, 슬로푸드 운동 전파를 위한 교육ㆍ출판ㆍ성금모금 활동도 벌이고 있다. 


선진국 대부분 환경운동과 연결 국민의식개혁으로 전개
  
이처럼 대부분의 선진국은 단순히 자국의 먹거리를 살리는 차원을 넘어 환경운동과 연결고리를 같이 하고 있다. 소비촉진 운동 이상의 국민의식개혁 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리 농업계 안팎에서도 가요계의 전문 트로트학과와 화훼디자이너 교육을 위한 플라워디자인과가 생겼다. 

아울러 도농교류 확산으로 전개되고 있는 농촌의 슬로푸드 마을이 인기다. 이 마을은 도시사람들이 가고 싶은 고향과 농촌 사람들의 희망이 함께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전통농업을 이론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학습의 장은 이미 실종되어 버렸다. 즉 현행 초중고생의 교과서를 보면 농업 농촌이라는 단어가 갈수록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다. 

따라서 전통농업을 바로 알기 위한 고민과정이 필요하다. 농업을 제대로 알아야 우리 농촌이 부활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슬로푸드학이 필요하다. 즉 정치경제, 외교문화, 역사, 사회심리 등 종합적으로 접근한 슬로푸드학을 만들어 우리 학생들이 한국 전통농업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 

패스트푸드에 길들어진 아이들에게 전통음식을 기대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슬로푸드는 농촌경제의 심리적 자산이다. 당장 슬로푸드학을 만들자. 그래야 비로소 길이 열릴 것이다.

 

전성군 지역아카데미전문위원/경제학박사  bodo@nd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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