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내리쬐던 여름 햇볕도 벌써 시들해지고, 가을을 알리는 선선한 바람이 머리칼을 스쳐간다. 가을철부터 쌀쌀해지는 날씨만큼 난방기구를 하나씩 구비하게 되는데, 그만큼 화재로 이어지는 상황이 늘어나는 계절이 오고 있다는 것이다.

난방기구로 인해서 발생하는 화재로는 가정에서 일어나는 주택화재가 가장 빈번한데, 이는 자칫하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소방관들에게는 두려운 화재 일 수밖에 없다. 주택화재가 발생하면 초기진화가 중요하며 이는 화마로부터 인명, 재산 피해를 지킬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이다.

허나 초기진화에 실패할 경우 누구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번호는 119일 것이다. 소방관들이 화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출동대의 화재 진압이 필수이며, 신속한 화재진압을 위해서는 신속한 현장 도착이 수반해야 한다. 화재발생 시 초기진압은 5분 이내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인명피해 최소화의 관건이다. 초기진압이 지체될 시 대류와 복사현상으로 인해 열과 가연성 가스가 축적되고 발화온도에 이르러 플래시오버가 발생하여 인명구조 여건은 훨씬 어려워진다.

흔히들 말하는 ‘골든타임’ 이는 주택화재에서도 적용된다. ‘골든타임’은 구급출동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5분 동안의 응급처치가 생사를 가르기 때문이다. 특히 심정지 환자는 3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 소생률이 75%나 되지만 5분이 지나면 25%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또한 4~6분 이내에 응급처치를 받지 못할 시 뇌손상이 시작되기 때문에 정상인으로의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그야말로 매 출동에서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소방서에서는 꾸준한 소방통로 확보훈련과 불법 주정차 단속으로 운전자들을 계도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에도 길 터주는 방법을 알지 못해 도움을 못 줘 안타까워하는 시민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고속도로에서 갓길로 차를 이동시켜 길을 내어주는 영상을 뉴스에서 보도한 이후 길 터주기 문화가 널리 퍼지기도 하였다. 꾸준한 언론 매체를 활용한 홍보가 필요하겠지만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관심이 없는 이상 이는 무용지물이다.

화재나 각종 응급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을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 이웃을 위하여 보다 빠르게 달려갈 수 있도록 길을 내어 줄 일상생활 속 영웅들을 우리는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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