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차질액이 최대 1조3천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고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분위기다.

 

이번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차질은 유동성 탓으로 확인돼 펀드 운용 미숙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는 14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누적 8천466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원 대표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10일 사모채권과 메자닌에 투자하는 펀드 55개의 환매를 중단했는데, 이런 1차 환매 중단 대상 펀드는 사모채권 3천839억원(37개)과 메자닌 2천191억원(18개) 등 6천30억원 규모였다.

 

또 이날 2차로 2천436억원 규모 무역금융 펀드 38개의 환매도 추가로 중단됐다.

 

여기에 만기 시 상환금 일부가 지급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펀드는 56개이며 잔여 금액은 4천897억원이다.

 

원 대표는 "메자닌 펀드 중 코스닥벤처펀드 1천770억원 규모는 만기 상황에 따라 환매 연기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며 "환매 연기 금액 범위는 1조1천593억원에서 1조3천363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원 대표는 "이번 환매 연기 사태에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객 피해 최소화를 가장 큰 목표로 합리적인 가격 범위에서 자산을 최대한 신속히 회수하도록 노력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의 이번 대규모 펀드 환매 차질은 유동성 악화 때문이다.

 

최근 코스닥시장 약세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메자닌 자산을 당초 의도처럼 주식으로 전환해 현금화하기가 어려워졌고 사모채권에 투자한 대체투자 펀드도 만기 도래와 함께 유동성이 급격히 나빠졌다.

 

무역금융 모펀드가 레버리지 스왑을 통해 투자하는 해외 무역금융펀드에서도 유동성 문제가 발생해 자펀드의 환매를 중단하게 됐다.

 

원 대표는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현시점에서 자산 매각 등으로 펀드 수익률 저하를 초래하는 것보다 투자자 보호 및 주가 정상화 측면에서 환매를 연기하고 시간을 확보해 편입 자산을 안정적으로 회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환매 중단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라임자산운용은 환매가 중단된 펀드 중 사모채권과 메자닌에 투자한 펀드의 자산 회수는 내년 상반기까지 40%, 내년 말까지 70%가량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CIO)은 "사모채권을 주로 편입한 '플루토 FI D-1호'는 내년 상반기까지 30∼40%, 연말까지는 70% 정도 회수가 목표"라며 "그 이후가 만기인 딜은 매각을 통해 상환해 펀드를 청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메자닌을 주로 편입한 '테티스 2호'는 6개월 이내에 전환할 수 있는 자산이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해 빨리 전환해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연말까지는 70% 정도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무역금융은 전체 운용자산(AUM)의 60%를 2년 8개월 정도 후에 상환 가능하며 40%는 4년 8개월 후에 돌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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