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뚜렷한 가운데 특히 한국이 매우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한국의 수출 감소율이 세계 10대 수출국 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단기간 내 해결이 어려워 보이는 가운데 내년에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무는 등 한동안 어려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6일 세계무역기구(WTO)의 주요국 월별 수출액 통계를 바탕으로 세계 10대 수출국의 올해 7월까지 누계 수출액을 비교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한국의 수출 감소율은 8.94%를 기록해 10개국 가운데 가장 큰 감소율을 보였다.

 

이어 홍콩(-6.74%)과 독일(-5.49%), 일본(-5.03%) 등이 큰 폭의 수출 감소율을 나타냈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불확실성이 증폭된 영국(-4.92%)도 타격이 컸다. WTO는 올해 세계 상품교역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1.2%로 낮췄는데, 이는 최근 10년 새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이 같은 교역 및 수출 감소 현상의 직접적인 배경은 미ㆍ중 무역분쟁이다. 여기에 우리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단가가 저공비행을 하는 영향도 있지만, 특히 비슷한 수출 환경에서 한국의 충격이 가장 크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율은 -17%를 기록했다. 무역분쟁으로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한국으로부터의 중간재 수입을 줄인 영향도 있지만, 같은 기간 중국의 수출액은 오히려 약 0.6% 늘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2020년 국내외 경제 이슈’ 보고서에서 “중국이 산업 고도화로 부품 자체 조달 능력을 확보하면서 사실상 수출이 대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또 이런 이유로 “향후 중국 경기가 개선되더라도 한국 수출의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보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더 안 좋아져 아예 2%를 밑돌거란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이미 LG경제연구원(1.8%), 국가미래연구원(1.9%), 뱅크오브아메리카(1.6%), 모건스탠리(1.7%) 등은 올해보다 내년 성장률을 더 낮게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내년이 올해보다는 낫다고 전망하는 기관들조차 경기 저점을 점치는 시점은 점점 뒤로 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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