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사 작고한 과거의 주세페 시노폴리의 체취를 느끼게 하는 시간

런던 로열 알버트홀에서 BBC 프롬스 막바지 공연으로 올해 지난 9월 5일 있었던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과 정명훈 연주가 5-6개의 저명한 매체들에 올라간 리뷰들을 읽어보면 정명훈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이끈 서울에서의 연주들보다 꽤 평이 좋았던 것 같아서 흥미를 끈다.

먼저 Bachtrack에 음악칼럼니스트 스테판 프리챠드가 쓴 리뷰에는 “유자왕은 정명훈 수석객원 지휘자의 지휘하에 유행에 맞는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과 이상적 파트너쉽을 찾았다 (And she found an ideal partnership with the stylish Staatskapelle Dresden under principal guest conductor Myung-Whun Chung.)고 적으면서 브람스 교향곡 2번 연주도 이 세련된 오케스트라로선 적절한 프로그램의 선택이었다(Brahms’s Second Symphony filled the latter half of the programme, a suitable showcase for this classy orchestra)고 적었다.

음악칼럼니스트 Boyd Tonkin은 더 아트 데스크(The Art Desk)에 기고한 리뷰를 통해“인터벌 휴식후에 연주된 브람스 교향곡 2번은 슈타츠카펠레가 첫 손가락에 꼽히는 프롬스 게스트 스타들과 똑같이 중요함을 증명해보였다 (After the interval, Brahms’s Second Symphony gave the Staatskapelle the opportunity to prove that they equally count as Proms guest stars of the first rank.)고 말했다.

Planet Hugill에 게재된 리뷰에서 음악칼럼니스트 콜린 클라크는 “브람스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에겐 혈액 같은 존재 (Brahms is the life-blood of the Dresden orchestras. They clearly trust Chung, their Principal Guest Conductor, conducting from memory, and he trusts them)라고 표현하며 지휘자 정명훈과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 오케스트라 악단간의 깊은 신뢰감에 대해 적었다.

음악칼럼니스트 Claire Seymour 역시 라이브 리뷰 사이트인 ‘Seen and Heard International'에 게재한 리뷰를 통해 “인터벌 후에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은 진정으로 자신들의 혈액이랄 수 있는 브람스 교향곡 2번을 관객들로 하여금 이를 명백히 느끼고 감상하도록 했다. (After the interval, the Staastskapelle Dresden had the pleasure – so obviously shown, felt and heard – of playing music that is really in their blood: Brahms’ Second Symphony. And play from the heart the Dresdeners did.)라는 평을 내놨다.

지난달말 서울에 오기전 이같은 평이 지배했던 런던 BBC 프롬스에서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연주 이후 관심을 갖고 참석했던 지난 9월 26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에서 열린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정명훈-신세계 클래식 콘서트는 필자에겐 1995년과 2000년에 내한공연을 가진 흡사 작고한 과거의 주세페 시노폴리의 체취를 느끼게 하는 것이어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사운드의 비결을 새삼 되새기게 하는 시간이 됐다. 베를린필의 음색과는 또다른 뭐랄까 다른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사운드는 언제나 미묘한 기쁨과 감탄의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는 코멘트를 되씹게 하는 시간들이 돼서 2012년 크리스티안 텔레만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녹음해온 브람스 전곡 연주를 섭렵해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브람스 교향곡 4번 연주는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이 가장 잘 연주하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호연에 비해 박수는 전반부에 비해 적어 정명훈의 스타일이 잘 드러난 3악장 스케르초가 짧은게 아쉬웠다. 이런 관점에서 들은 정명훈이 2004년 드레스덴 젬퍼오퍼에서 슈타츠카펠레와 라이브 녹음한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은 음반에 씌여있는 악단 특유의 중후하고 풍성한 음색을 잘 살리고 다이내믹의 진폭이 큰 명쾌한 해석을 들려준다는 생각보다 1악장 Allegro con brio부터 매우 날렵한 연주로 실연의 묘미가 그득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반부에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1번을 연주한 김선욱에 대해선 김선욱이 이제 절제할 줄 아는 연주자가 되었다는 느낌과 함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연주자들도 건성으로 긋는 것이 아닌 진국을 들려주는 듯한 연주 스타일로 매우 인상 깊었다는 점을 부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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