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푸른나무 청예단 김종기 명예이사장이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습니다.

막사이사이상은 필리핀의 막사이사이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1957년 제정된 상으로 오랜 전통과 권위를 가진 아시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그 날 김종기 명예이사장의 5분 정도 수상소감이 매우 감동적이라 수상자 5명 중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는 학교 폭력으로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후 청소년 폭력예방을 위해 24년간 헌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푸른재단 청예단에 자신의 모든 인생을 걸고 있습니다.

그 봉사정신을 인정받아 막사이사이상을 받게 되었고, 이는 결국 보람 있는 활동들은 어렵고 힘들고 외롭지만 결국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보상 받는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김종기 이사장의 수상 소감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권위 있고 영예로운 막사이사이상을 받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이 상은 지금까지 내 삶에 대한 최고의 위안이자 보상인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열심히 일한 회사원이었습니다.

사실, 다들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게 당연했지만 그런 만큼 가족한테는 소홀했습니다.

회사 일로 해외출장을 간 어느 날 사랑하는 내 아들이 죽었습니다.

열여섯 꽃다운 나이였습니다.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기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아비가 되었습니다.

아들을 잃은 엄청난 충격과 슬픔은 우리 가정을 거의 파경에 이르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들에게 용서를 빌고, 그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죗값을 치른다는 심정에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청소년문제에 뛰어들었습니다.

먼저, 두 가지 일을 시작했습니다.

하나는 학교 학생들 사이에 폭력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학교폭력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과 그 가정을 위한 상담 활동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작부터 큰 장벽에 부딪혔습니다. 당시 한국에는 학교폭력에 대한 아무런 자료도, 전문가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교육당국에서는 신성한 학교를 모독한다면서 우리 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냉대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저의 모든 에너지와 재산을 쏟기로 결심했습니다.

먼저, 길거리로 나가 “학교폭력예방법” 제정을 호소하여 47만 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법률제정을 촉구하여 2004년 한국 최초로 “학교폭력예방법”이라는 것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자 범국가적으로 다양한 조치들이 취해졌고, 결국 저 한 사람의 아픔에서 시작된 조그만 활동이 교육계와 우리 사회 전체에 다소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우리 푸른나무 청예단은 학교폭력 상담과 예방활동을 하는 NGO입니다. 그리고 그 동안 청소년 인성교육 및 상담에 대한 수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군인, 교사, 경찰 등의 인성교육과 비폭력문화운동, 장학사업, 국제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람을 느끼는 것은 당초 20%를 넘던 학교폭력 발생률이 지금은 6%대로 크게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실로 피눈물 나는 고통이었습니다.

솔직히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때도 참 많았습니다.

그러나 제 아들과 제 자신에 대한 약속일 뿐 아니라, 하늘의 뜻이자 제 숙명으로 받아들이니 차라리 마음이 편했습니다. ​

아들을 잃고 세상을 비관하면서 염세적으로 살 가능성이 많았던 제 자신을 이 일에 던짐으로써 오히려 제 자신이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상도 그러한 저에 대한 하늘의 위로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산업화와 물질주의 그리고 인터넷의 발달로 인하여 학교폭력 양상도 저연령화 되고 있으며, 사이버폭력과 성폭력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우리 모두 지혜와 힘을 모아 우리 자녀들을 학교폭력과 사이버폭력 그리고 성폭력에서 보호해야합니다.​“  - 김종기

 

※ 푸른나무 청예단에 관심이나 후원을 하고자 한다면 http://www.jikim.net에 들어가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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