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욕설, 폭언, 폭력 등 능동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이 아니다. 수동 공격성(Passive Aggression)은 수동적인 자세,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상태에서 상대를 화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겉으로는 친절하고 개방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면에는 분노의 감정을 숨기고 있다. 타인을 비난하는 것에 중독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기에 대인관계에서 수동 공격적으로 행동한다. 1945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정신분석가 콜로넬 윌리엄 메닝거가 군인들에게서 수동 공격적 특징을 관찰한 보고서를 쓰면서 알려졌다. 군인들이 상사가 시킨 일을 일부러 지연시키거나 무능한 척 하면서 제대로 하지 않았다. 수동적인 방법을 통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든 것을 내일로 미루려고 하며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

수동 공격성의 하나인 미루기(Procrastination)는 직장생활에서 가장 많이 보여 지기도 한다. 상사가 시킨 일을 지연시키거나 변명하기, 동료에게 의지하면서도 상대방의 결점을 찾는 등의 행동도 수동 공격성의 패턴이다. 청소년기에 자주 보이는 행동 중 하나가 권위적인 대상에게 반항하는 것이다. 질문을 해도 대답을 하지 않거나 다른 행동을 한다. 반항한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소극적이고 비겁한 행동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다. 이들은 보통 외부로부터 오는 명령에 저항하는 기질이 있다. 누구나 꼭 따라야 하는 필수적이고 이성적인 의무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인다. 사람들은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날 때 자신의 행동에 대해 고치려 하거나 혹은 겉으로 표출한다. 수동 공격성을 가진 사람들은 겉으로 전혀 표현하지 않는다. 속으로 삭히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 내면에는 분노로 가득 차 있는데도 말이다. 자신을 괴롭히거나 잔소리 하는 상사의 커피에 침을 뱉는다. 아침에 화나게 한 남편의 칫솔로 변기를 닦는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커피를 상사에게 주거나 남편이 저녁에 와서 그 칫솔을 그대로 사용하게 둔다. 그런 상황을 보면서 한편으로 통쾌해한다.

대담하게 자기주장을 하고 맞서서 싸울 자신이 없기에 소심하게 복수한다. 그래 겉으로는 순종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건전한 방법으로 분노를 표출할 줄 모르기에 참는 것만이 방법이라 믿는다. 냉담하고 타인을 불신하며 고독한 생활을 자처한다. 수동 공격의 낮은 강도에는 ‘순기능’도 있다. 일을 처리하는데 직장상사의 업무지시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자신의 생각을 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받아들인 후 적당히 게으름을 피우거나 일을 대충 처리해 버릴 수도 있다. 하기 싫은 일을 할 때 이런 방법이 어쩌면 본인이 소진되는 것을 막아줄 수 도 있다.

 

수동 공격적인 사람들은 오히려 자기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낮다

이들은 스스로 힘이 없는 존재라 여기는 경우가 많다. 힘 있는 대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름의 방어 전략으로 비협조하면서 저항하는 것이다. 어려운 일을 조금이라도 요구하게 되면 정당한 이유 없이 화를 내기도 한다. 특히 권위적인 대상으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한다. 이들은 감정적 의존성을 가지고 있다. 타인에게 반항적이고 적대적인 태도 뒤에는 의존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자신의 정서적 주장이 어렵고 어떻게 적절하게 행동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른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진심을 알기가 어렵다. 감정을 숨기거나 극단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등의 행동을 나타내기도 한다. 부모가 아이의 욕구를 부당하게 거절했다고 하자. 아이는 부모를 이길 힘이 없다. 아이는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마음을 아프게 하는 행동으로 힘들게 한다. 자신을 학대하거나 혹은 부모의 사랑을 거부하는 행동으로 표현되며 성인이 될 때까지 영향을 미친다. 부루퉁하게 구는 것, 에둘러 불평하기, 꾸물거리기, 방어적으로 굴기, 의사소통 피하기 등은 수동공격성의 신호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여성은 남편의 사랑을 받기 위해 말로 표현하는 것을 피한다. 대신 행동으로 자해하거나 아픈 척을 해서 남편이 자신에게 돌아오기를 바란다. 작은 손해에도 큰 피해를 입은 것처럼 부풀리며 남편을 피해자로 만드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다. 남편에 대한 불만을 말로 표현하거나 요구하지 못하고 거절하고 화내는 것이 두렵다. 남편이 돌아온다고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다. 다시 내치면서 사랑을 확인하려하고 상처를 주는 행동이 반복된다. <소심한 공격자>들의 저자 ‘안드레아 브랜트’는 내 안에 숨겨진 분노를 인식하고 감정을 생각에 연결하여 신체반응에 귀를 기울이라 말한다. 자기주장적으로 의사표현하며 갈등의 프레임을 다시 설정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이 수동 공격 행동을 보이고 있다면 내면의 분노를 바라보고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 타인의 감정을 평가하기 보다는 사실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불필요한 간섭이나 강요, 충고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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