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고순도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감광액) 등 반도체 소재 3종에 대한 수출규제를 실시해 세계 1·2위 반도체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 규제를 우회하는데 성공할 수 있다는 설이 제기됐다.

 

삼성전자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품목인 포토레지스트를 벨기에를 통해 확보할 가능성이 떠오른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일본 기업 JSR의 벨기에 법인을 통해 소재를 조달하는 방안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JSR은 벨기에 연구센터 IMEC와 합작으로 2016년 ‘EUV 레지스트 앤드 퀄리피케이션 센터’를 설립한 바 있다. 이 합작회사의 최대 주주는 JSR의 벨기에 자회사인 JSR마이크로다. 업계에서는 JSR의 벨기에 루뱅 공장에서 6개월치를 이미 확보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8일 일본 경제산업성(경산성)이 한국에 1차 수출 규제를 가한 3개 소재 가운데 포토레지스트에 대해서만 수출 허가를 내준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당시 경산성은 삼성전자의 포토레지스트 수출 건에 대해 “군사 전용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최대 90일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된 심사 기간을 대폭 단축해 한 달여 만에 승인했다.

 

이를 놓고 이미 삼성전자가 벨기에에서 대체 공급원을 확보했기 때문에 제재 효과가 없는 포토레지스트에 대해서는 재빠르게 수출 허가를 내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급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별적인 공급 업체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본 경제전문 매체인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삼성전자 출신인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벨기에 소재 한 업체에서 포토레지스트를 조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박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닛케이 아시안 리뷰와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 해당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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