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홀 감싸는 북구 선율 오케스트레이션이 프로코피에프의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교향적 모음곡과 바이올린협주곡 제2번의 무덤덤한 감동 상쇄시켜

시향의 연주기량이 정점을 보인 것은 지난 2013년이라고 많은 세간의 평이 모아져왔다.

2013년 당시 그 연주기량의 정점의 한가운데 있었던 7월19일 서울시향의 그레이트 시리즈III-말러교향곡 4번을 듣고 쓴 필자의 리뷰 기사의 일부 문구들, “서울시향이 근래 볼 수 없었던 밀도높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섬세한 연주로 유럽 콘서트홀에 내놔도 손색없을 2부의 하이라이트였던 말러 교향곡 4번 G장조 연주로 서울 클래식팬들을 매혹시켰다.”, “서울시향 본연의 사운드와 음색을 되찾아 KBS교향악단등 국내 라이벌 오케스트라등의 연주를 뛰어넘어 국내 최고의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최근의 세간의 평가에 손색없었다.”, “발추하가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지휘에서 늘어짐이 없이 바짝 끌어당기는 힘과 아기자기하게 지휘하는 스타일을 보였던 것을 연상시키듯”, “다음달 8월 30일 있게 될 정명훈과 서울시향의 말러교향곡 9번 연주가 단원들의 경이로운 합주력과 래틀의 다채로운 표현력으로 2011년 11월 말러 9번 실황 연주의 최고봉으로 그해 최고의 서울 연주로 꼽힌 사이먼 래틀과 베를린필 서울 말러교향곡 9번 연주의 감동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키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는 표현 문구는 아직까지 읽어봐도 여전히 흥분된다.

여름 본격 휴가철을 앞두고 마지막 열리는 서울시향의 공연이 내게 주는 의미는 세계 최고의 클래식 음악축제 영국 BBC프롬스가 시작되는 시점에 맞춰 열리는 것이어서 특별하다. BBC프롬스와 연계해서 공연을 보는 흥미는 서울시향이 2013년 연주기량의 정점을 여세로 몰아 2014년 8월 국내 오케스트라 사상 처음으로 런던 BBC프롬스 무대에 섰기 때문이다.

2019년 올해의 BBC프롬스 공연 라인업에 대해 Guardian의 음악칼럼니스트 Andrew Clements는 특별히 도전적이라고 여겨질 만한 것이 별로 없다(Proms 2019: There's little here to challenge or that feels exceptional)고 폄하하기도 했지만 한국 클래식 팬들로서는 세계 최고의 클래식 무대에 서울시향 같은 한국의 대표적 교향악단이 이 무대에 서는 소식이 없는 것에 적잖이 아쉬움이 큰 것도 사실이다.

Andrew Clements는 그럼에도 특별하다라기보다 올해 2019년 BBC프롬스의 꽤 주목할 만한 좋은 공연으로 사이먼 래틀과 런던심포니의 8월20일 프랑스 작곡가 Charles Koechlin의 교향시 Les Bandar-log, 아르헤리치가 런던에서 모처럼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을 바렌보임의 서동시집오케스트라와 갖는 8월12일 협연, 정명훈이 9월 5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역시 런던에서 매우 드물게 연주하게 된 점을 꼽으며 유자왕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과 브람스교향곡 제2번을 연주하게 된 점, 앤드리스 넬슨스의 8월 23일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의 바흐와 브루쿠너 교향곡 제8번 연주, 마리스 얀손스와 바바리안 오케스트라의 쇼스타코비치와 슈트라우스의 8월30일과 31일 연주를 주목해야할 좋은 연주등으로 꼽았다.

올해 BBC프롬스 무대에 서는 아시아 연주단체로는 상해심포니가 9월에 Eric Lu 피아니스트를 대동하고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제23번으로 무대에 서는 것이 눈에 띌뿐 한국계로는 정명훈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9월5일 브람스 교향곡 2번을 연주하고 손열음이 지난 7월23일 BBC필하모닉과 Omer Meir Wellber 지휘로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제15번으로 선 것이 유일하다.

7월27일 늦오후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은 서울시향의 본격 여름 휴가철에 앞서 열린 마지막 여름콘서트는 예년에 비해 10여일 늦게 열리고 밖의 폭염 때문에 이미 휴가를 떠난 사람들이 많은 탓인지 객석이 듬성듬성 많이 비어있는 것이 오늘의 서울시향 위상을 말해주는 것 같아서 클래식 애호가의 한사람으로서 아쉬운 마음이 앞섰다.

서울시향의 연주는 후반부의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의 북구의 선율이 콘서트홀을 감싼 오랜만에 맘껏 물오른 서울시향의 오케스트레이션이 전반부를 압도해야 했다고 해야 할만큼 BBC프롬스에 참가했어야 할 역량처럼 필자에게는 느껴졌다. 콘서트홀을 감싸도는 북구 선율 오케스트레이션과 장엄하게 마무리하는 연주력이 전반부의 프로코피에프의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교향적 모음곡과 바이올린협주곡 제2번의 무덤덤한 감동을 상쇄시켰다. 저명한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클루즈만의 BIS 음반에 녹음된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2번을 들어보면 특히 2번에선 러시아 민속리듬과 정열적이면서도 서정적이고 선율적 연주가 선명한 반면 이번 롯데콘서트홀 무대에선 다소 정적으로 흘렀던 면이 아쉽다.

BBC프롬스에 데뷔한 손열음의 무대에 대해 Bachtrack에 기고한 리뷰를 통해 음악칼럼니스트 Mark Thomas는 모차르트의 고급 해석자로 명성을 얻은 손열음의 기량을 볼 수 있었던 것에 높은 평가를 내리면서 손열음은 섬세하나 확신에 찬 터치로 거의 꿈꾸는 것 같은 퀄리티를 안단테에서 보였고 모차르트의 모든 기술적 복잡성 가운데서 숨쉬는 공간을 창출했다(South Korean pianist Yeol Eum Son, who has previously collaborated with Wellber, has gained a reputation as a fine interpreter of Mozart, and on this performance it was easy to see why. Son mixed serenity with calm assertion, with a delicate but confident touch and an almost dream-like quality, particularly in the Andante, while also creating breathing space amongst all of Mozart’s technical intricacies.)고 평해 9월초의 정명훈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무대는 또다시 어떤 감동을 선사하게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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