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나하(那覇)공항에서 관제관의 허가 없이 활주로에 진입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항공 당국은 이를 중대 사건으로 판단, 즉시 조사에 돌입했다. 한국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위원회도 이를 '준(準) 사고'로 보고 정확한 상황을 파악 중이다.

22일 국토교통부와 아시아나항공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1시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관제관 허가 없이 나하 공항 활주로에 진입했다.

당시 해당 여객기는 이륙을 위해 승객들을 모두 태운 뒤 활주로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여객기 기장은 나하공항 관제관이 “스톱”이라고 지시했지만, 이에 따르지 않고 활주로로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착륙 허가를 받고 공항에 내릴 준비를 하던 일본 트랜스오션항공 여객기가 활주로 앞 3.7㎞ 부근에서 다시 고도를 높였고, 약 20분 후에 착륙해 착륙이 다소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일로 부상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관제탑의 지시에 불응한 것은 심각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국토부는 이날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전날 일본 나하공항에서 발생한 상황과 관련한 관제 기록 등 자료를 제출받았아 이를 살펴보는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준사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당시 상황을 정확히 조사한 뒤 결과를 보내오면 상응하는 처분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준사고는 사고(중대한 손상·파손 또는 구조상의 결함)로 발전할 수 있었던 사건을 의미한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는 사고 여객기에 운항기술 기준 위반이나 관제 지시 위반 혐의를 두고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가 제출받은 아시아나항공 자료에는 나하공항 관제관이 해당 여객기에 정지 지시를 내렸으나 기장이 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활주로로 진입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기장은 한국 국적이 아닌 외국 국적자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당시 정확한 상황을 파악 중이며 일본 항공 당국과 국토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