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악장에 그친 미완성의 작곡이 미완에 대한 아쉬움 준 섬세한 연주

2008년 영국의 그라모폰이 클래식 평론가들을 통해 선정한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 20위 안에는 베를린필 2위,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6위, 10위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17위의 라이프찌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등 독일 4개 악단이 랭크돼 있었다.

동향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당당 10위에 랭크돼 있음에 비춰 7월초 내한공연을 가진 드레스덴필하모닉의 연주실력 위치는 어디쯤일까. 이런 20위 랭킹에는 비록 들지 못했지만 독일 정통 드레스덴 사운드 상속 측면에서 이런 드레스덴 사운드를 양분하고 있을 드레스덴필하모닉의 사운드를 6일과 7일 이틀 연속 참석해 개인적으로 관심있게 들었다.

지난 7월6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은 첫날 드레스덴필하모닉 내한공연은 프란츠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 8번과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을 초반에 두는 강수로 이들의 관현악 연주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첫곡 프란츠 슈베르트의 교향곡 8번 미완성은 1,2악장에 그친 미완성의 작곡이 미완에 대한 아쉬움을 주는 섬세한 연주가 오히려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미완성이라는 제목과달리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이 애호가들로 하여금 완벽함을 느끼도록 드레스덴필하모닉이 연주해줬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일까.

두 번째로 드레스덴필하모닉이 연주한 베토벤교향곡 5번도 동독 고도 드레스덴의 울림을 들려주는 드레스덴 사운드에 의한 교향곡연주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로 관객의 많은 진동이 울리는 박수가 쏟아졌다. 브람스와 베토벤의 차이를 말 그대로 눈앞에 그려보이겠다고 한 예전의 내한공연에서의 잔데를링의 해석처럼 올해 내한무대에선 슈베르트와 베토벤이 선명히 대비돼 무대에 그려졌다.

미하일 잔데를링이 드레스덴필과 레코딩한 베토벤 교향곡 3번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이 커플링된 녹음 음반을 들어보면 몇 년전 내한공연을 가진 마리스 얀손스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흥분된 마무리는 없지만 꽉 짜인 연주로 독일 중견악단의 연주실력을 들려주며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표출하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도 러시아 교향악단이 아닌 독일교향악단의 연주로선 꽤 수준급의 연주라는 생각이 든다.

율리아 피셔는 후반부에 무결점에 가깝다고 해야할 브람스 바이올린협주곡을 들려줬다고 해야겠다. 드레스덴필과 율리아 피셔는 이튿날 7월7일 오후 5시 인천아트센터에서도 같은 곡으로 연주를 가졌는데 콘서트홀의 규모에 비해 인천아트센터에 모인 관객의 열기가 다소 다운된 분위기여서 미하일 잔데를링이 드레스덴필과 마지막으로 고별연주회를 갖는 것 치고는 초라한 분위기였다. 역으로 인천에서 먼저 연주회를 갖고 서울 중앙에서 잔데를링의 드레스덴필하모닉과의 고별 무대가 마련됐더라면 더욱 클라이맥스적 분위기를 연출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국에 앞서 6월30일부터 7월3일까지 있은 드레스덴의 일본 순회 공연에선 슈베르트의 교향곡 8번 미완성, 베토벤교향곡 5번, 드로르작의 신세계교향곡 9번, 마지막 7월3일 도쿄 산토리홀에선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1번이 각각 연주됐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