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볼 수 없었던 아이돌 스타에게 쏟아질 법한 환호성과 베토벤 교향곡 7번 연주에 쏟아진 전례없는 대전관객의 엄청난 관객의 환호

지방공연장과 서울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이나 롯데콘서트홀의 음향상의 어쿠스틱은 같지 않다. 관객 열기도 다르고 오케스트라가 청중을 대하는 연주 자세도 달라 웬만해서 지방공연에서 서울 콘서트홀에서 만큼의 어쿠스틱 감동을 받기는 그렇게 쉽지 않다.

그럼에도 지난 28일 저녁 대전 예술의 전당 아트홀에서 있었던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 조성진 초청 대전공연은 흡사 이런 예상을 깬 공연이 됐다. 이날 공연은 사실 이반 피셔 지휘의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라는 명성에도 불구, 조성진이란 흡인력있는 아이돌 스타같은 구매력있는 스타 피아니스트의 공연이 전반에 없었더라면 객석을 가득 메우기 어려운 공연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을 연주하기 위해 무대에 들어서는 조성진에게 대전 시민들의 아이돌 스타에게 쏟아질 법한 엄청난 환호성이 쏟아졌다. 말쑥한 수트차림의 조성진이 먼저 타건을 두드리며 시작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은 쇼팽콩쿠르 우승직후 4년전 조성진이 국내에서 처음 차린 갈라콘서트에서의 다소 흥분된 열띤 분위기의 타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4년의 세월이 흐르며 타건의 분위기가 정제돼 성숙으로 가는 조성진의 피아니즘이 전개되고 있다고 해야 될까. 서울에서의 두 번의 공연, 부산과 대구에 이은 대전에서의 마지막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협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홀가분한 느낌의 타건도 느껴졌다.

후반부에 연주된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교향곡 7번 연주도 대전 예당 아트홀에서 전례없는 엄청난 관객의 환호가 쏟아졌다. 이날 공연은 필자에겐 흡사 4년전 이반 피셔가 암스테르담 콘서트 헤보우와 국내에서 베토벤 사이클 대장정을 이끈 한 패러그래프를 연상시켰다.

베토벤 교향곡 제6번(전원)과 7번이 연주된 4년전 4월 22일 연주에서도 4월 초중반을 장식한 교향악축제 국내 교향악단들의 연주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연주력으로 지휘자 이반 피셔와 암스테르담 콘서트 헤보우가 상호 대등한 등가(等價)의 위치에서 자신들의 가치를 각각 빚어내는 점이 이채로웠다고 당시의 공연에 대해 기록했던 것이 생각난다. 파보 예르비와 도이치 캄머필의 베토벤 서울 연주에서 볼 수 있었듯 최근 베토벤 교향곡 해석의 대세가 빠른 템포를 바탕으로 한 날렵함인 점에 비춰 스타의식 없이 튀지 않으며 듬직히 정통 스타일로 밀고 나가는 이반 피셔와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베토벤이 마찬가지로 주목할 만 했다.

부다페스트는 지난 6월11일 한국인 유람선 침몰사고로 한달 내내 방송을 비롯 주요 언론의 다뉴브 비극으로 도배돼 이번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대부분의 공연 리뷰들도 음악을 통한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위로의 헌정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4년전 베토벤 사이클 대장정에 대한 청중의 감격스런 오마쥬로 대단원의 마무리를 했듯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연주력 측면에서도 나무랄데 없는 연주회가 됐다고 해야겠다.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페이스북은 자신의 세대에서 가장 뛰어난 피아니스트중의 한명인 조성진과 한 자신들의 한국내 4개도시에서의 연주투어는 경이적 성공으로 기록될 만한 했다고 자평했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