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최종 인수 3개월 만에 웅진코웨이를 다시 시장에 내놓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평소 웅진코웨이에 대해 '자식 같은 회사'라며 애정을 숨기지 않았었는데 다시 찾아오자마자 재매각을 추진한 것이다.

 

이는 웅진그룹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부채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1년 내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자문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웅진코웨이 지분 25.08%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재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는 먼저 신용등급 하락이 결정적이었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웅진그룹의 신용등급을 두 차례나 낮췄다. 2월에는 웅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내렸으며 4월에는 웅진의 신용등급을 BBB-로 재차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이다.

 

한신평은 Δ코웨이 지분인수 과정에서 급격히 불어난 그룹 재무부담 Δ높은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인한 현금흐름 제약 Δ인수금융 약정 등에 따른 원리금 상환능력의 불확실성 등을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했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코웨이 지분 22.17%를 1조6800억원에 인수한 뒤 약 2000억원가량을 추가 지분 인수에 투입했다. 인수를 위해 차입한 자금은 총 1조6000억원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이 1조1000억원을 인수금융 형태로 빌려줬다. 만기(5년) 이자율은 연복리 7%다. 웅진의 이자비용만 연간 500억원이 넘는다. 나머지 5000억원은 웅진씽크빅이 전환사채(CB)로 발행하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하는 구조였다.

 

CB는 자금사정이 좋지 못한 중소 상장사들이 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들은 CB보다 일반 회사채 발행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웅진그룹의 경우 대출 비중이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이 많았다.

 

게다가 계열사 웅진에너지가 감사의견 '거절'로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사정은 더 나빠졌다.

 

웅진그룹도 신용등급 하락으로 차입비용이 증가할 경우 재무구조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을 우려했다. 그룹 관계자는 "회사채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했다"며 "3개월 전만 하더라도 BBB+였지만, BBB- 시장은 회계감사 이슈로 심각하게 위축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 사태 이후 회사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것도 직격탄이 됐다. 웅진그룹이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 회사채 규모는 약 2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BBB- 등급은 아예 거래가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웨이 인수를 위해 자금을 끌어다 쓴 웅진 입장에서 회사채 만기연장이 안될 경우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약 1조7000억원에 이르는 대출로 코웨이를 인수해 주가가 오른 뒤 지분 일부를 매각해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부터가 무리였다"면서 "웅진에너지의 감사거절과 지주사 역할을 하는 웅진의 신용도가 변수로 작용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웅진그룹은 일단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면 부채 상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추가적으로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웅진씽크빅에 상당량의 현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27일 기준 웅진코웨이 시가총액은 6조1918억원이며, 지난해 매출은 2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52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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