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조적 음색과 젊은 연주자의 풋풋함 확연히 느껴져

스타인웨이 위너콘서트 인 코리아를 처음 접한 것은 지난해 2018년 5월 크로아티아 신예 피아니스트 이반 크르판의 연주를 듣고서 부터다.

기성 피아니스트들에서 볼 수 없었던 이제 갓 21세의 젊은 연주자의 풋풋함이 느껴진 연주회였던 듯 하던 기억으로 남아있고 “아름다운 시정, 강한 정열, 영롱한 정서가 쇼팽의 전체적인 하나의 그림을 구성”한 리사이틀을 들려줬다. 지난해 이반 크르판의 피아노 리사이틀은 첫곡 슈만의 아라베스크, Op.18은 경쾌하다기보다 부드럽게 연주되는 것으로 시작되며 정열적이면서도 깊은 비애감을 담아내어 후기 베토벤의 작품양식을 연상케하는 슈만의 판타지, Op.17에 이어 후반부에 연주된 쇼팽의 14 프렐류드, Op.28이 이날의 연주 하이라이트가 아니었을까 싶은 느낌을 주었었다.

올해 스타인웨이 위너콘서트 인 코리아 무대를 꾸민 2018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에릭 루 피아노 리사이틀 역시 5월초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과 강동아트센터등에서 바로 직전 내한 무대를 가진 루돌프 부흐빈더의 연륜의 노련한 연주스타일에 비해 젊은 연주자의 풋풋함이 확연히 느껴졌다.

지난 5월15일 서울 예술의 전당 IBK홀에서 있었던 에릭 루 서울무대에선 건축물을 조형하던 듯한 연금술이 느껴진 브람스의 간주곡 제1번, Op. 117과 6개의 피아노 소품곡, Op. 118을 연달아 연주하던 브람스가 이날의 하이라이트로 내게는 느껴져왔다. 보르딘 콰르텟의 예술의 전당 내한공연과 겹쳐 이날 에릭 루의 리사이틀의 열기는 적었으나 관조적 음색을 견지한 슈만의 유령변주곡, WoO.24, 후반부의 헨델 샤콘느와 쇼팽 피아노 소나타 제2번 연주가 신진 피아니스트의 역량을 가늠케하는 계기가 되면서 다음 더 큰 무대를 기대케하는 무대가 됐다고 본다.

리즈 콩쿠르 실황을 담은 에릭 루의 데뷔 앨범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과 쇼팽 피아노 소타나 2번&발라드 4번도 기성의 대가 피아노 연주자의 느낌보다 풋풋함으로 들었다. 에릭 루의 실연 피아노 연주를 처음 들은 것은 2016년 2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조성진 쇼팽콩쿠르 갈라 콘서트에서 전주곡 네곡을 연주하던 것이었는데 당시는 조성진의 광채에 다른 연주자들이 특별히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스타인웨이 위너 콘서트는 세계적으로 명망있는 피아노 회사인 스타인웨이가 국제 피아노 콩쿠르 수상자 가운데 뛰어난 수상자들을 선발해 연주회를 개최하고 연주기회를 제공하는 콘서트로 서울에선 지난해 제1회 콘서트를 열었다. 그런 점에서 두 번째로 접한 에릭 루 역시 필자로선 지난해 8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 조지 리의 진화가 어디까지 전개될지 주목을 끌었던 것 같이 에릭 루의 진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만한 리사이틀을 제공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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