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이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우리카드와 롯데카드의 합병설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두 카드사의 합병으로 단숨에 2위권 도약이 가능해 카드업계 판도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21일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기존 한앤컴퍼니에서 MBK파트너스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가 소송에 휘말리는 등 인수협상(M&A)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우선협상기간도 종료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에 계약이 성사되면 MBK파트너스 60%, 우리은행 20%로 지분을 나눠 롯데카드를 인수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나머지 지분 20%를 보유해 롯데카드와 롯데그룹 유통계열사 간 다양한 제휴관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MBK가 주축인 인수전임에도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합병설이 힘을 얻는 것은 MBK가 사모펀드기 때문이다. 재매각을 통해 수익을 내는 사모펀드 특성상 우리은행, 특히 우리금융지주가 추후에 MBK의 롯데카드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우리금융은 기존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를 합병해 대형 카드사를 만드는 식으로 비은행계열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의 합병 가능성에 카드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업계 판도를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순위는 지난 수년간 신한·삼성·KB국민·현대 등 상위 4개 카드사와 롯데·우리·하나 등 하위 3개 카드사로 굳어져 있었다.

 

그러나 우리카드와 롯데카드가 합병하면 이 구도가 바뀐다. 금융감독원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드사별 시장점유율(이용실적)은 신한카드가 22%로 가장 높고, 이어 삼성카드(19%), KB국민카드(15.9%), 현대카드 (15.2%), 롯데카드 (11%), 우리카드 (8.5%), 하나카드(8.2%) 순이다.

 

우리카드와 롯데카드가 합병하면 단순 합산 기준 점유율은 19.5%로 단숨에 2위로 올라선다.

 

특히 규모의 경제뿐 아니라 두 카드사가 합병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우선 빅데이터와 해외 분야에서 효과가 클 전망이다. 롯데카드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면세점 등 롯데그룹 유통계열사에서 발생한 데이터가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초 빅데이터실을 빅데이터사업부문으로 승격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역량을 강화했다. 롯데그룹이 일정 지분을 남기는 만큼 롯데그룹 통합멤버십포인트와 연계될 여지도 있다.

 

해외 경쟁력 강화도 기대되는 요인이다. 롯데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 최초로 베트남에서 신용카드사업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카드도 우리은행이 진출한 미얀마, 베트남 등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호협력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율 인하 등 카드업황이 좋지 못한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질수록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며 “규모의 경제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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