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사의 임금단체협상 잠정합의안이 노조 총회 투표에서 부결됨에 따라 노사갈등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신차 배정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한국지엠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전날 조합원 2219명이 참가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사측과 잠정 합의한 2018년 임단협안에 대해 투표를 벌였지만 합의안은 부결됐다. 찬성(47.8%) 보다 반대(51.8%)가 근소한 차이로 많았다.

 

특히 잠정합의안에 대해 부산공장 조합원보다는 영업부문 조합원의 반발이 컸다. 부산공장에서는 찬성이 52.2%로 우세했지만 영업부 쪽에서는 반대가 65.6%로 압도적이었다. 이에 따라 11개월 만에 노사가 도출한 임단협 잠정합의안은 결국 최종 부결됐다. 이는 곧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 성격이어서 노사 협상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16일 △기본급 동결에 따른 보상금 100만원 지급 △성과 보상금 1076만원 지급 △배치 전환 절차 개선 △근무 강도 개선을 위한 60명 인력 채용 등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단체협약 핵심 쟁점인 배치전환과 관련해서는 '전환배치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단협 문구에 반영한다'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임단협이 부결되면서 신규 물량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당장 오는 9월 닛산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 로그의 위탁생산이 종료한다.

 

지난해 기준 로그 생산량(10만7245대)은 르노삼성 부산공장 총생산(22만7577대)의 절반(47.1%)을 차지한다. 특히 수출은 직격탄이 우려된다. 작년 전체 수출 차량(13만7193대)에서 로그가 차지하는 비율도 78.17%에 달했다.

 

때문에 르노삼성차는 2020년에 출시 예정인 크로스오버차량(CUV) XM3 수출 물량 확보에 전력했다. 하지만 이번 부결로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향후 추가 공장 가동중단(셧다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르노삼성차가 로그 수출 물량 생산을 중단하면 공장 가동률 하락은 불가피하다.

 

내수 판매도 부진하다. 올해(1~4월) 판매대수(5만2930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6만1538대) 대비 39.8% 감소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9만369대를 팔아 한국GM(9만3317대), 쌍용차(10만9140대)보다 판매량이 적었다.

 

때문에 근시일 내로 노사 협상이 마무리되고 신차 배정을 받지 못한다면, 한국지엠처럼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한국 시장 철수”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