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그네의 연장선상에 있는 슈베르트의 연가곡집을 보스트리지가 소화해낸 느낌

교향곡이 클래식의 황제로 여겨지는 음악계 풍토에서 지난 5월초 서울 음악계 풍경에선 2019 서울국제음악제 봄 음악회 이안 보스트리지 & 줄리어스 드레이크 슈베르트 2019를 통해 슈베르트 삼대 연가곡과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를 통한 실내악이 숨겨진 보석임을 보여준 공연계 무대가 아니었나 싶다.

겨울 나그네,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백조의 노래등의 슈베르트 삼대 연가곡이 개별적으로 무대에 올려진 것은 자주 있어 접해봤으나 연속 3일에 걸쳐 슈베르트 삼대 연가곡이 이안 보스트리지 같은 한 성악가에 의해 국내 무대에서 올려지기는 드문 듯 해서 2019 서울국제음악제 봄 음악회 이안 보스트리지 & 줄리어스 드레이크 슈베르트 무대는 슈베르트 삼대 연가곡에 대한 인지도 제고와 국내 슈베르트 마니아들에게 감격과 축복의 시간이 되었을 듯 싶다.

필자는 5월12일 일요일 저녁에 있었던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를 감상했는데 방랑자적 서정을 노래하는 보스트리지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던 점에서 전체가 하나의 호흡인 듯이 불린 연가곡"이었던 예전 슈만 무대를 연상시키듯한 인상을 받았다. 총 20곡으로 구성된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Die schone Mullerin Op.25 D.795 는 한 방랑자의 짝사랑과 번민으로부터의 방랑, 그리고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잔잔히 풀어낸 점에서 철저히 모노로그로 점철되는 겨울나그네의 연장선상에 있는 슈베르트의 연가곡집을 보스트리지가 소화해낸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하면 최근 공연으론 2014년 4월 19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하이든홀)에서 하이네의 시에 슈만이 음악을 입힌 연가곡 '시인의 사랑(<Dichterliebe> Op. 48)'과 '리더크라이스(Liederkreis>Op. 24)'로 관객의 가슴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낭만적 감성을 일깨웠던 기억이 가장 가깝게 남아있다.

지난해 3월 서울시향과 브리튼 테너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녹턴 올해의 음악가 무대에서 이안 보스트리지가 열연하는 무대도 접했지만 올해 2019 서울국제음악제 봄 음악회로 이안 보스트리지가 꾸민 슈베르트 삼대 연가곡 무대는 보스트리지의 진면목을 그대로 드러내며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같은 보다 큰 무대보다 IBK홀 같은 작은 무대에서 꼼꼼히 임하는 보스트리지의 무대 매너로 서정과 방랑을 엮어낸 슈베르트의 목소리를 전달한 최적의 무대가 아니었나 한다.

숨겨진 보석으로 꼽을 만한 실내악 무대도 올해의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경우 5월3일 금요일 저녁 IBK챔버홀에서 있었던 드보르작 3중주 다장조, Op. 74등의 연주는 실내악이 숨겨진 보석임을 일깨우면서 독일가곡이나 실내악이 클래식의 황제로 여겨지는 교향곡 무대를 대체할 감동을 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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