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올해 1분기에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탈원전 때문이 아니라고 애써 변명하지만 에너지 전문가들은 탈원전과 미세먼지 저감 정책으로 값비싼 LNG 발전 비중이 늘어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손실 6299억 원을 나타내 전년동기(1276억 원)보다 적자 폭이 5023억 원이나 더 늘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악인 ‘어닝 쇼크’다.

 

당기순손실도 전년 동기 2505억 원에서 7612억 원으로 5107억 원이나 증가했다.

 

한전은 "올해 겨울 비교적 포근한 날씨로 인해 전기판매수익이 줄었고, 발전용 LNG가격 등 국제 연료 가격 상승으로 전력시장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겨울은 혹한으로 난방기기 사용이 증가한 데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가 겹치면서 전기 사용량이 많았던 반면, 올해 겨울은 이런 수요가 사라지면서 전기판매량이 1.4% 줄었다. 이에 따른 전기판매수익 감소액은 약 3000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탈원전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정책이 쏟아지면서 비싼 LNG 발전 비중이 확대되는 등 전력구입비가 증가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올해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석탄화력발전소 출력을 80%로 제한하는 상한 제약이 본격 시행됐고, 태안화력발전 사고에 따른 석탄발전량 감소 등이 겹쳤다. 발전 자회사의 석탄발전량 감소로 연료비가 4000억 원(7.7%) 감소했지만 LNG 가격 등 국제 연료가격이 오르면서 전력시장가격이 크게 상승해 전력구입비가 7000억원(13.7%)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LNG 가격에 적용되는 데는 약 5개월 정도의 시차가 발생한다. 올해 1분기는 지난해 3분기의 국제유가 시세가 반영됐다.

 

지난해 3분기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74.3달러로, 전년의 50.5달러보다 47.1% 올랐다. 이에 따라 발전용 LNG 가격은 지난해 1분기 톤당 76만7000원에서 올해 1분기 87만 원으로 13.4% 상승했다.

 

LNG 가격 상승으로 전력시장에서 발전회사와 한전 등 전력판매회사 간에 거래되는 전기의 가격인 전력시장가격(SMP)도 지난해 1분기 kWh당 94.7원에서 올해 1분기 110.0원으로 16.1%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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