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악 주자들로 구성된 동물의 사육제는 코믹한 면도 많았고 좀더 품위있는 무대였다고 해야겠다.

아르헤리치 하면 전 남편이던 샤를르 뒤투아와 함께 연주하던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1번의 열정적이고 강렬한 타건,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3번 연주등에서의 섬세한 감성의 연주등이 우선 인상깊다.
벳부 아르헤리치 뮤직 페스티벌의 역대 서울 공연의 다섯 차레 공연이 다 프로그램상 그러했겠지만 지난 5월7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서 있었던 벳부 아르헤리치 뮤직 페스티벌 in Seoul 2019 Vol.6도 이런 아르헤리치의 타건을 기대케하는 프로그램들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진짜 아르헤리치의 진면목은 만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올해 공연에서도 남는다.
벳부 아르헤리치 뮤직 페스티벌의 목적은 크게는 세가지다. 첫째 이 뮤직 페스티벌의 중요한 목적은 젊은 연주자들에게 최고 연주자들과 협연케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둘째 아시아라는 배경으로 아시아와 세계의 클래식 팬들이 클래식 음악으로 만나는 지점(Argerich's Meeting point in Beppu)을 만드는데 축제의 두번째 목적이 있다. 세째로는 Creation 관점에서 일본 오이타현 벳부에서 유니크한 음악문화를 세계에 보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어서 한일문화교류 스페셜콘서트로 한국무대에까지 이어졌다고 본다.
벳부 아르헤리치 뮤직 페스티벌의 성격상 거의 실내악 축제에 가까운 것이니 만큼 그런 관점에서 국내에 선보인 그동안의 여섯번의 내한 벳부 아르헤리치 뮤직 페스티벌의 목적에는 그럼에도 충분히 부응했다고 봐야겠다.
임동혁이 아르헤리치와 최초 협연한 워너 클래식 최근 발매 앨범을 들었다. 솔직히 음반이 더 아름답게 들렸다고 고백해야 할 만큼 교향적 무곡 Op. 45의 연주는 음반이 예술의 전당 실연보다 개인적으로 더 좋았다.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제2번의 쏴아하고 밀려오는 임동혁의 연주를 감안하면 연탄성으로 임동혁이 아르헤리치와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무곡은 감동면에서 임동혁이 앨범에서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제2번을 들어봐도 솔로 연주의 감흥 만큼은 미치지 못했다고 느껴진다.
올해 아르헤리치의 내한공연도 그녀의 열정적이고 강렬한 때로는 섬세한 감성의 독주 피아노 리사이틀의 감동을 전했다기 보다 벳부 뮤직페스티벌의 이벤트성에 다소 치우쳐진 느낌을 떨칠 수는 없었지만 벳부 아르헤리치 뮤직페스티벌의 홈페이지는 서울 예술의 전당을 2500명의 관객이 빼곡히 객석을 메운 가운데 큰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이런 이벤트성의 프로그램 편성의 대표적 케이스는 전반부에 아르헤리치의 딸인 아니 뒤투아가 낭송을 맡은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동물의 사육제는 필자의 경우 지난 4월2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서울신포니에타 정기연주회 패밀리콘서트에서 피아노 협연으로 이영이와 김도희가 피아노 무대로 꾸민 동물의 사육제를 우연찮게 감상했었는데 서울시향 연주주자들이 가세해 실내악 무대로 꾸며진 아르헤리치 동물의 사육제는 코믹한 면도 많았고 좀더 품위있는 무대였다고 해야겠다.

동물원의 환상곡으로 생상스가 표현한 동물의 사육제는 열네개의 짧은 악장으로 온갖 동물들이 표현되어 있다.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가 관현악 편성으로도 들을 수 있지만 원래의 실내악 버전으로 들으면 그 속에 담긴 유머와 섬세함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무대를 아르헤리치는 선보였다.
아르헤리치가 임동혁 손을 잡고 무대위로 한바퀴 돌며 관객의 반흥에 호응하는 것도 거의 친한파적 뮤지션의 감동적 장면을 연출한 것 같아서 아들 손을 잡듯 무대를 한바퀴 돌며 여유있게 관객의 반응을 유도하는 아르헤리치의 무대매너도 꽤 오랜만에 내한 무대를 가진 그녀에게서 국내 클래식팬들의 인상도 좋았었을 싶다. 
벳부 아르헤리치 뮤직 페스티벌은 다음에는 국내 음악팬들이 기다려온 아르헤리치만의 열정적이고 강렬한 때로는 섬세한 감성의 단독 리사이틀이었으면 어떨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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