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호의 행복편지] 사랑하는 내 아들 딸들아
[박시호의 행복편지] 사랑하는 내 아들 딸들아
  • 박시호 행복경영연구소 이사장
  • 승인 2019.04.29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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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호 행복경영연구소 이사장
박시호 행복경영연구소 이사장

내가 아주 나이가 많이 들어 너희들에게 힘들고 귀찮은 존재가 되더라도 불평하거나 싫어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이해해 주기 바란다.
나이 들면 음식을 먹다가도 흘리고 옷도 더럽혀지고 얼굴에도 밥과 반찬이 그대로 묻어 있을 때가 많거든 이런 일들은 나이 들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이해하고 도와주면 좋겠어.
너 어렸을 때 생각나니? 새로운 걸 배우면서 수도 없는 실수와 시행착오를… 
나는 네가 성공할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 줬지.
그리고 마침내 네가 그 일을 성공할 때 감격스런 마음으로 너를 안아 주었었지.
그런 기다림과 인내 덕분에 너는 잘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단다.
그러니 이젠 네가 보기엔 아주 쉬운 일일지라도 어른들은 여러 번 실수도 하고 실수를 반복하기도 해. 그럴 때마다 너의 짜증스런 얼굴과 말투에 더욱 기가 죽어 실수를 더 많이 하게 될 때가 많단다. 그러니 인내심을 갖고 조금만 기다려주지 않겠니?
너 어렸을 때 너는 나에게 똑같은 질문을 수도 없이 많이 했지. 잠을 잘 때는 똑같은 책을 매일 읽어 달라고도 했고, 그래도 나는 싫은 기색 없이 잠이 들 때까지 읽어 주었지.
그때 나는 전혀 힘이 들거나 짜증나지 않았어. 오히려 그런 일들이 나에게는 행복이었고 사랑이었단다. 
내 방과 내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짜증내지 말았으면 좋겠어. 우리는 우리의 냄새를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거든. 그러니 짜증내기 전에 함께 목욕도 가고 등도 밀어 주면 내 몸이 어떻게 변했는지 관찰할 수 있을 거야. 학교 운동장보다도 더 넓었던 어깨가 마른 나무의 등골처럼 앙상하게 남아 있는 모습을 보면 나를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너는 나와 목욕을 함께 한 지가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알기나 하니?
네가 어렸을 때 너는 얼마나 목욕하기 싫어했는지 알아? 
목욕하기 싫어하는 너를 온갖 애교와 사탕으로 달래면서 목욕했던 것 기억하니?
요즘 IT시대로 접어들면서 아날로그 시대와는 다른 신기술이 너무 많이 나와 있어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단다. 스마트폰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스마트폰을 보면 다 있는데 왜 자꾸 물어보냐고 하면서 짜증만 내지 말았으면 좋겠어. 나이 들면 이해하기도 어렵지만 기억력도 많이 떨어져서 친한 사람 이름도 생각이 안 날 때도 많아.
그런데 난생 처음 접하는 신기술을 어떻게 한번 만에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겠어?
한 말 또 하고 배운 것 또 배워가며 조금씩 이해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왜 그걸 모르느냐? 왜 자꾸 물어보느냐고 하면 눈물이 나서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져.
너 어렸을 때 맛있는 것 먹으라고... 옷도 예쁘게 입으라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좋은 사람 만나라고... 
그런 말들이 너에게 간섭이고 짜증이었지만 그래도 나는 자랑스럽게 성장한 네 모습이 너무 좋단다.
그 때는 너무 말이 많다고 짜증내며 싫어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매일 많은 말을 하면서 살았었지.
그런데 지금은 너와 대화를 한 적이 언제인가 알 수 없을 정도로 너와 나는 남남처럼 살고 있잖아. 지금 내 다리는 예전처럼 잘 움직이지 못 해. 조금만 걸어도 힘들고 움직이기도 싫어져. 너 첫발 디딜 때 내가 네 손잡아 준 것처럼 이젠 네가 나를 잡아주면 좋겠어. 
행동이 느리다고... 왜 사고만 치냐고 하지 말고 걸을 수 있게 도와주고, 외롭지 않게 대화하고, 두 번 세 번 이야기해야 알아듣는다는 사실을 알고 사랑과 인내로 내 삶을 끝낼 수 있게 도와줬으면 좋겠어. 
지금 내가 감사를 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저 가벼운 미소 외에는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어. 사랑해... 내 아들, 내 딸아! 

박시호 행복경영연구소 이사장  bodo@nd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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