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흡인력 면에서 또 숙제를 던진 2019 교향악축제였다.

매년 교향악축제마다 6-7개 교향악단의 공연을 관람한다. 올해도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하는 대구시향을 필두로, 제임스 저드가 지휘한 대전시향, 군포 프라임필, 윌슨 응의 박력있는 지휘가 인상적이었던 서울시향, 예전 아니시모프의 향기를 느끼게 하는 니콜라이 알렉세예프가 지휘를 이끈 울산시향, 성기선 지휘의 강남심포니, 마지막 폐막공연이었던 중국 국가대극원 오케스트라의 총 7개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었다.

필자가 관람한 올해 공연중에선 서울시향과 중국 국가대극원 오케스트라 정도의 공연이 그나마 관객흡인력을 보여 거의 좌석을 채워 이들 두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실제로 국내 정상권의 연주력을 보였다고 본다.

중국 국가대극원 오케스트라는 중국 오케스트라의 연주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케이스여서 흥미로운 초청이었다고 생각되며 차이콥스키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33을 협연한 첼리스트 지안 왕은 유독 활이 길게 느껴지는 특별한 음색을 선사했다. 이 장이 지휘한 말러교향곡 제1번은 폭발적인 금관의 맛은 없었으나 저강하하는 사운드속에서 자신들의 저력은 보인 사운드였다고 해야겠다. 이들의 페이스북은 “놀라운 기억들로 가득찬 페막무대였고 줄리안 유, 차이콥스키, 말러의 거인으로 서울의 음악애호가들을 매료시켰다”는 표현으로 자신들의 서울무대를 묘사했다.

4월12일 무대를 장식한 서울시향의 교향악축제 무대는 윌슨 응의 사실상 콘서트홀의 데뷔무대 성격의 박력있는 지휘와 긴장감 도는 꽤 신선한 무대였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울시향이 후반부에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의 심포닉 댄스 Op.45 역시 섬세한 사운드가 녹아든 연주였다.

대구시향의 경우는 카라얀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줄리안 코바체프의 지휘의 매력에 매년 가는 편인데 다소 응집되지 못하게 느껴진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은 옥의 티였다는 느낌이다. 4월14일 출연한 울산시향은 프랑크 교향곡d단조에서 자신들의 연주실력을 드러냈고 대전시향과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4번을 협연한 원재연, 군포프라임필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제3번을 연주한 이용규, 강남심포니와 미요 첼로협주곡 제1번을 협연한 첼로 임희영은 향후 기대주로 볼 만한 연주를 보였다는 판단이다.

올해 교향악축제가 있던 기간에 내한공연을 가진 외국 오케스트라는 러시아 국립 스베틀라노프 심포니(4월2일, 롯데콘서트홀)와 역시 4월7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가진 스위스로망드오케스트라다. 두 오케스트라 모두 세계 클래식계의 변방 성격의 오케스트라였다는 느낌에도 개성있는 사운드로 인상적 무대를 펼쳤던 것을 감안하면 국내 교향악축제는 지방 오케스트라들이 서울 나들이를 하는 기존의 틀을 답습하는 형태가 아닌, 관객흡인력을 갖는 비중과 실력있는 오케스트라들만 참가하고 여기에 연주실력이나 열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외국의 유명 오케스트라들이 중간 중간 초청 가미돼 3주가량 4월 무대를 장식하는 것이 BBC프롬스 무대등을 따라갈 수 있을 향후 국내 교향악축제의 수준 향상과 열기 증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관객 흡인력 없는 교향악단들이 채우는 국내 교향악축제는 열기면에서 진정한 클래식 매니아들이 찾기에는 여전히 안타까운 측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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