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한화케미칼이 공장에서 미세먼지 원인물질을 배출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배출량 측정업체와 공모해 수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관련 혐의로 환경부 제재는 물론 검찰 조사까지 이뤄질 전망이다.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 황산화물 등의 배출량을 조작한 측정대행업체 4곳과 이들에 측정대행을 맡겨 배출량을 조작한 배출사업장 235곳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측정대행업체 4곳은 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 등이다.

 

배출량 조작 사업장 235곳 중 측정대행업체와 공모관계가 드러난 곳은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이다.

 

특히 LG화학과 한화케미칼 사업장에서 배출량 측정대행업체에 조작을 직접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LG화학은 정우엔텍연구소와 공모해 배출 농도를 허위로 보고했다. 실제 염화비닐 배출 농도가 207PPM(허용 기준 120PPM)이었는데 3.97PPM으로 결과값을 조작한 것이다. LG화학은 이외에도 2016년 7월 말부터 2018년 11월까지 측정값 총 149건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LG화학은 염화비닐을 기준치의 173배나 배출하고도 기준치 이하로 배출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한화케미칼 역시 2015년 2월 말부터 2017년 5월까지 총 16건에 대해 측정값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실제 측정하지 않고 수치를 입력한 사례도 2016~2017년에만 37번이나 됐다.

 

업체들의 이 같은 행태는 기본 부과금조차 내지 않으려는 동기에서 비롯됐다. 미세먼지 유발물질인 황산화물(배출 허용 기준 25PPM)은 7.5PPM 이하 농도로 배출하면 기본 부과금이 면제되는데, 실제 배출업체는 41.36PPM을 배출하고도 6.33PPM만 배출했다고 수치를 조작했다.

 

환경부는 이 같은 공모관계가 전국 모든 사업장에 만연해 있을 것으로 보고 5월 중 개선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최종훈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은 "배출업체와 배출량 측정대행업체 사이에는 갑을관계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환경부 발표 직후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내고 문제가 된 시설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이번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면서 "공신력 있는 기관의 위해성·건강영향평가를 지역사회와 함께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케미칼도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반성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적시된 공모 부분에 대해 피의자로 지목된 담당자가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고 공모에 대한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앞으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 소명하겠다"며 일단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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