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자구책으로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출한 자구 계획안이 채권단으로부터 퇴짜를 받으면서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설이 유력하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이번주 중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 계획 수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함께 2대 국적항공사이자 그룹 전체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0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고,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 보유자산을 비롯한 그룹사 자산 매각을 통해 지원 자금 상환에 나서겠다는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다시 제출했다.

 

그룹은 또한 자구계획에 따른 경영정상화가 3년 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팔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서(MOU)를 체결하고 3년 간의 경영정상화 기간 동안 이행 여부를 평가받는 방안도 제시한 것이다. 부여된 목표 달성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의 M&A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대주주와 금호산업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협조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유동성 문제 해소를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도 요청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최악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계획도 '시간끌기용'일뿐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엔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박 전 회장이 복귀하지 않아도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경영한다면 지금과 무엇이 다르냐"며 "채권단 지원은 대주주 재기가 아닌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사실상 오너 일가가 경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동안 시장에선 박삼구 전 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금호고속이 전부였다. 그러나 이마저 지난 2015년 산은의 금호타이어 지원때 이들의 지분 중 42.7%는 담보로 잡혔기 때문에 자체적인 유동성 문제 해결 방법은 아시아나항공 매각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이 자구안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자 결국 다시 재논의에 돌입하고, 11일부터 채권단과의 재협의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금호산업이 이사회 의결을 거쳐 수정 자구계획을 제출하면,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 수순은 불가피하게 된다.

 

그룹 측이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 매각 의사를 공표하면 매각 절차가 급물살을 타고, 채권단의 자금 수혈로 그룹은 남은 계열사들의 경영 정상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선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도 함께 매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가능성이 있는 잠재 후보군으로는 SK그룹, 한화그룹, 애경그룹 등이 거론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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