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고양이의 배뇨곤란! 잘 관리해줘도 계속 재발한다면?

 

 

요즘은 동물병원을 찾는 고양이의 수가 확연하게 늘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특히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기도 한 탓이다. 고양이들이 보이는 사랑스러운 행동을 보고 있자면 이 같은 변화에 절로 수긍이 간다.

고양이가 아파서 동물병원을 찾는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필자는 외과 진료를 전담해서 보다 보니 실을 삼켜서 오는 고양이, 사고를 당해서 오는 고양이, 요로 결석으로 소변을 못봐서 오는 고양이들을 유독 많이 보게 된다. 그 중 오늘은 고양이의 배뇨 곤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배뇨 곤란은 말 그대로 소변 볼 때 시원하게 보지 못하는 것이라 이해하면 된다.소변을 볼 때 통증을 느껴서 우는 경우, 혈뇨를 보는 경우, 소변을 자주 보거나 화장실이 아닌 곳에서 보는 경우, 또는 소변을 보려는 자세는 취하지만 소변이 나오지 않아 고통스러워 하는 경우 등의 증상을 보이면 빨리 동물병원을 찾아가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엑스레이 검사, 초음파 검사, 소변 검사, 혈액 검사 등 일련의 검사를 받고 나면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원인은 특발성 방광염이나 요도 결석, 요도 플러그 (소변의 찌꺼기가 모여서 요도를 막는 형태)이다. 특히 요도 결석, 플러그 등으로 배뇨 곤란을 겪는 일은 유독 수컷 고양이에서 많이 일어나는 데, 고양이 음경의 해부학적 구조를 알고 나면 쉽게 이해가 된다.

 

 

 

고양이의 요도는 방광부터 음경 끝까지 이어져 있는데, 음경 끝으로 가면 갈 수록 좁아지는 모양을 갖고 있다. 실제로 요도 끝부분은 1 mm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작은 요로 결석이나, 플러그 등이 요도 끝부분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막히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우선 요도가 막혀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동물병원에서 응급처치를 통해 배뇨 곤란을 해소해 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는 것이다.

보호자는 결석이나 플러그가 잘 생기지 않도록 생활 환경, 식습관, 음수 습관을 개선하도록 수의사에게 교육을 받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문제가 되는 좁은 요도를 성형해주는 수술 방법이 있다.

바로 ‘회음부 요도루 성형술’이다.

 

이 수술은 좁아지기 전의 요도부분을 절개하여 회음부에 새로운 요도 구멍을 만들어주는 수술이다. 간단하게 생각해서 좁아진 요도가 자꾸 막히니 그 전에 소변 구멍을 새로 만들어 준다는 콘셉트다. 이 회음부 요도루 성형술을 받고 나면 더이상 요도 막힘이 생기지 않아 수술 전에 보였던 증상들은 완전히 해소가 된다.

 

수술 후 1개월 정도 지나고 나면 심미적으로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 보호자들의 만족도가 꽤 높은 수술이다. 단, 수술 후에 세균성 방광염에 취약해져 회음부 주변의 청결 관리와 정기적인 검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이 수술의 이름에 ‘성형술’이 들어가있는 만큼, 수술 후에 소변줄기가 예쁘게(?) 나오기 위해서는 새로 만들어지는 요도 구멍을 잘 성형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종 발생하는 후유증이 배뇨 시 소변이 허벅지 안쪽에 묻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려묘가 반복되는 배뇨 곤란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수의사와 상담 후 경험있는 외과 수의사에게 수술을 받는 것을 권장드린다.

 

<기사제공 : VIP동물의료센터 외과 과장 안승엽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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