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개성 지닌 또 하나의 프랑스 첼리스트

에드가 모로는 15세 때인 2009년에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했고 17세 때인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2위와 위촉 작품 최고 연주자상을 수상한 프랑스 출신의 신예 첼리스트다.

지난 3월6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그의 국내 첫 리사이틀은 다음날 3월7일 런던필 내한공연이 있는 탓에 관객이 많이 차지 못했지만 클래식 방송에서 많이 그에 대한 리사이틀 안내방송이 연이어져 공연을 가게 되었다.

그의 첼로 연주를 콘서트홀에서 공연 내내 계속 들어가면서 지난날 프랑스 첼리스트라는 길을 만든 20세기 거장들과 이후 21세기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고티에 카퓌송의 뒤를 이어 이 계보를 이어나갈 수 있을 법한 뚜렷한 개성을 지닌 또 하나의 프랑스 첼리스트라는 그의 소개 프로파일에 어느 정도 끄떡이지 않을 수 없었다.

에드가 모로의 데뷔 앨범인 플레이/첼로 소품집은 사랑스런 첼로 소품들로만 꾸며 비중있는 곡들을 연주하는 그의 진가가 사실 잘 드러나 있지 않다. 그런 면에서 모로가 국내 첫 리사이틀로 꾸민 바흐의 비올라 다 감바와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 제3번 G단조, BWV1029,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A단조, 작품 821,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FWV8, 그리고 프로코피예프의 첼로 소나타 C장조, 작품 119는 모로의 첼로 연주역량에 대한 국내 팬들의 갈증과 궁금증을 푸는 다소나마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모로의 비올라 다 감바와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 제3번은 겨울에 지친 것을 달래듯 산뜻하게 시작하는 것이었다.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 소나타와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비교적 관객의 귀에 익은 음악이었는데 아르페지오 연주에선 모로의 신예 첼리스트 답지않은 성숙함과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정경화와 케빈 케너의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협연등으로 역시 많이 관객의 귀에 익었을 세자르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첼로버전 연주는 모로의 첼로 역투(力投) 같은 연주로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연주곡이 됐다. 마지막 연주곡인 프로코피예프의 첼로 소나타는 묵직하게 대미를 장식한 것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공연 내내 각 음들을 자연스럽게 흐르게 연결하고 보잉 스트로크는 강하지 않으면서도 음 하나하나의 날은 분명하다는 평에 수긍이 가는 연주를 펼쳐보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의 첫 첼로 국내 리사이틀을 듣고 나오면서 18세기 첼로협주곡을 선보인 그의 2집 앨범 <Giovincello>, 3집 <프랑크, 풀랑&스트롤), 4집 <오펜바흐&굴다:첼로협주곡>을 계속해서 차례차례 음반을 사서 듣고 싶은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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