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희 심리치료사의 '마음과 소통하기' - 일상 속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심리적 기제 “투사 (Projection)”
김선희 심리치료사의 '마음과 소통하기' - 일상 속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심리적 기제 “투사 (Projection)”
  • 김선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3.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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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칼럼니스트
김선희 칼럼니스트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는 인간이 불안을 느낄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무의식적인 방법이다. 방어기제 중 투사(Projection)’는 자신의 마음의 어느 한 부분의 불편함이나 인정하기 싫은 것들 혹은 거부하고 싶은 것을 억압하기보다는 타인에게 전달하는 심리기제라고 할 수 있다. 방어기제를 쓰지 않는 사람은 없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적당하게 사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빈번한 사용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투사 방어기제가 발동하는 이유는 자신이 선하고 정당하고 우월한 모습을 보호하기 위해 내면에 부정적인 생각, 욕구, 충동을 외면하는데서 비롯된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말에 상처를 덜 받기 위해 투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스크린을 가지고 있다. 자기 마음에 떠오르는 영상은 사람마다 다르다. 객관적인 시각이 없기에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주관적인 시각이다. 개인마다 자라온 가정환경과 부모의 양육에 의해 자신의 스크린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받는다. 특이한 모양을 갖거나 혹은 비뚤어진 부정적인 스크린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타인의 말에 상처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남이 뭐라고 비난을 해도 그건 그 사람의 스크린인 셈이다. 예를 들면 누군가가 나에게 못생겼다고 말한다고 하자.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거나 부정적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은 못생긴 사람이라 단정 짓고 상처받는다. 타인의 말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심리적 투사는 상처를 주는 사람에게도 열등감이 있다.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비슷한 타인에게 투사시켜 상처를 주려 한다. 하지만 받고 안 받고는 전적으로 내 몫이다. 긍정적 신념이 확고하다면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의 시각에서 보는 타인의 모습, 남의 말에 신경 쓰는 것, 내가 타인에게 말하려고 하는 것 등 모두가 투사로 귀결될 수 있다. 그렇기에 투사를 이해하지 못하면 상처받는다.

우리나라 설화 중 <거울을 처음 본 사람들>의 이야기는 자신이 보는 대로 믿는 것에 대해 말한다. 산골에 사는 여자는 청동거울을 남편에게 구해 달라 한다. 남편은 서울에서 거울을 사오지만 부부는 처음 접해본 물건이다. 아내는 거울 속에 여자를 보고는 어디서 젊은 첩을 데리고 왔다고 화를 낸다. 그 말에 남편이 거울을 보니 웬 남자가 있어 아내가 낯선 남자를 원하였던 것으로 알고 분노한다. 부부가 거울을 들고 관가에 가지만 원님 또한 거울을 보고 그 안에 관복을 입은 관원이 있어 신관이 부임한 것으로 알고 놀란다. 부부와 원님은 거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하지 않고 보여지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 거울처럼 투사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고 하고 옳다고 생각한다. 심리학의 게슈탈트(Gestalt)이론에서는 모든 타인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라고 말한다. 타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품든지, 어떤 말을 하든지 그것은 모두 나의 내면에 있는 요소들이 거울처럼 되비치는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내면에 억압된 부정적인 감정이 많은 사람일수록 타인에 부정적인 면을 보게 되고 더 자주 타인에게 분노를 경험하게 된다. “남에게 보이는 관심을 반만 줄여도 생이 한결 편안해질 것이다.” 보통 남에게 보이는 관심은 대체로 시기심, 의존성 등의 감정이 더 많기 때문이다.

 

상대를 보고 내 무의식 속에 잠재된 것을 투사하는 것이다

타인이 잘못했을 때 자신이 말하는 습관, 행동, 충고는 자기의 무의식속에 있는 투사적 측면이다. 타인이 잘못을 했더라도 그에 대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타인에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보고 자신의 무의식속에 잠재된 것을 투사하는 것이다. 자신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충동이나 태도나 행동을 타인이나 환경 탓으로 돌려버린다.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덮어씌우게 된다. 그렇게 나타난 사고, 감정, 행동, 태도는 남의 것이 아니라 잠재된 내 모습이다. 50대 초반인 A씨는 어릴 적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랐다. 항상 대학생이 된 딸에게 화를 자주 낸다.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는 가치관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딸이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짧은치마를 입거나 화장을 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단정하지 않은 딸이 미웠다고 한다. 그녀의 잠재된 무의식속에는 20대에 하지 못했던 억압된 소망이 있었다. 오히려 그녀는 딸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투사는 내 탓이 아니라 모두 남의 탓, 환경 탓이다. 투사 방어기제가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보려하지 않는다. 타인의 모습 중 자신이 수용하기 어려운 것들만 보면서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비난하려 한다. 투사라고 해서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성숙한 투사는 공감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누구도 타인의 마음속에 들어갈 수는 없다. 타인의 주관적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자신의 경험을 투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미성숙한 투사는 악성 적이다. 위험한 오해와 대인관계의 손상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투사의 대상을 심각하게 왜곡하거나 투사되는 행동이 자신이라고 결코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심리학 박사 헬렌 슈크만(Schucman, Helen)<기적수업>에 이런 말이 있다. 공격성과 심리적 투사는 필연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왜냐하면 투사는 항상 공격성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투사 없이 분노할 수 없다. 그것은 당신이 자신 안에 있는 그러나 원치 않는 무언가를 배척함으로써 시작되며, 이로 인해 당신은 형제들로부터 배척당하게 된다. 결국 투사가 일어난다는 것은 내 자신을 들여다보라는 말이다. 세상을 이해하고 삶에 대처하는 주된 방법으로 늘 투사를 쓰고 있다면 건강하지 못한 상태다. 내면모습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자신이 지금 누구에게 투사를 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김선희 칼럼니스트  pignet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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