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5개 카드사와 수수료 협상 타결…신한·삼성·롯데카드와는 결렬

카드사들이 현대·기아차에 카드 수수료율 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불거진 대립이 결국 일부 카드사의 결제 차단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신한·삼성·롯데카드는 현대차와 수수료율 협상에 실패하면서 앞으로 사실상 이들 카드로 현대차를 구매하지 못하게 됐다.

다만 현대차는 앞으로도 협상은 지속한다는 방침이라 이번주 중 극적 타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현대차와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전일 현대차는 KB국민·현대·하나·NH농협·씨티카드 등과 큰 틀에서 수수료 인상 잠정안을 도출했다.

반면 신한·삼성·롯데·BC카드 등과는 합의를 이루지 못해 앞으로는 결제가 사실상 힘들어졌다.

발단은 카드사들이 지난 1월 말 연 매출 500억원 초과 대형 가맹점 2만3000곳에 최대 0.30%포인트 수수료 인상을 통지하면서부터였다.

이는 정부가 연 매출 30억 이하 가맹점에 대한 카드 수수료율을 일괄적으로 낮춘 뒤 카드사들이 고통을 호소하자 대신 대형 가맹점 수수료율을 올리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리면서 촉발된 사태다.

현대차에는 카드사들이 0.12~0.14%포인트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차는 나빠진 자동차업황을 이유로 오히려 수수료 인하 요인이 있다며 인상안을 전면 거부해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수수료율 협상이 한 달을 넘기자 신한·삼성·롯데·KB국민·하나 등 5개사는 관행대로 통보한 수수료율을 지난 1일 우선 적용했고 BC카드는 일주일 뒤인 8일 적용했다.

이에 반발한 현대차는 지난 4일 신한 등 5개 카드사에 ‘10일부터 가맹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어 지난 7일 BC카드에도 ‘14일부터 가맹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알리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부는 물론 정치권에도 수수료율 인상 갈등이 확전되자 현대차는 ‘출구전략’을 짰다. 현대차가 지난 8일 오후 0.04~0.05%포인트 인상하는 안(1.9% 미만)을 카드사에 제시했다.

카드사가 수정 제시한 0.09~0.10%포인트 인상안의 절반가량이다. 여기에 5개 카드사가 큰 틀에서 동의하면서 잠정 타결이 이뤄졌다.

다만 이는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수수료율 역진성을 해소하는 데 부족한 수준이라 3개 카드사는 여전히 제안을 거절하고 있다. 중소형 가맹점들의 수수료을 대폭 깎아준 걸 벌충하려면, 현대차의 제안보다는 더 많이 올려야 한다는 것이 카드사들의 입장이다.

현재 협상의 키를 쥔 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시장점유율 기준 업계 1위와 2위의 대형 카드사다.

신한카드의 경우 협상 책임자들이 주말을 반납하고, 막판 협상 타결을 위해 현대차 측과 대화를 이어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삼성카드 역시 고객 불편이 없도록 현대차와 협상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BC카드는 가맹점 계약해지 유예기간이 14일까지로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

현대차와 카드사들의 협상은 타 업권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현대차와 카드사 간 수수료 협상이 일단락되면 각 카드사는 통신사, 항공사, 유통사 등과도 개별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대형 카드사의 경우 현대차보다 이들로부터 더 큰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선 대체로 현대차가 끝내 가맹계약 해지를 강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대부분의 카드사는 거래 규모가 큰 현대차와 전용 결제 망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가맹계약 해지가 임박한대도 이 결제 망 차단 등 구체적인 지침을 현대차가 알리지 않은 상태로 극적 타결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아울러 신한·삼성·롯데카드 등으로 결제를 희망하는 고객에 대해서는 15일 이전 출고분까지 선결제가 가능토록 조치를 취했다. 따라서 일단 15일까지는 협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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