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배달앱 업체인 ‘배달의 민족(배민)’이 '슈퍼리스트'를 없애기로 했다. 이는 배민의 주요 고객인 소상공인들의 요청에 응한 것이다.

 

다만 슈퍼리스트는 배민 매출의 1/3을 차지하고 있어 이후 매출액의 급감이 우려되고 있다.

 

배민은 입찰 방식의 광고 상품 슈퍼리스트를 다음 달 30일까지 운영하고, 이후 정률제 방식의 '오픈리스트(가칭)'로 바꾼다고 7일 밝혔다.

 

그간 많은 금액을 써낸 음식점 3곳만 앱 상단에 노출되는 슈퍼리스트는 음식점 업자의 광고비 부담을 과도하게 지우는 요소로 지적받아왔다. 때문에 지속되는 소상공인들의 요구에 응한 것이다.

 

배민 관계자는 "지난달 외식업중앙회와 협의를 거쳐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슈퍼리스트를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며 "오픈형 광고를 채택하면 보다 많은 소상공인들이 매출을 높일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업중앙회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장은 "과도한 수수료가 문제이긴 했지만, 배달 앱이 등장해 혜택을 본 음식점도 분명히 있다"며 "슈퍼리스트 폐지를 시작으로 서로 상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 주문이 많은 서울 강남·관악구, 인천 부평구의 경우 한 지역(동 단위)의 슈퍼리스트 월 광고비가 100만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제갈 회장은 "짜장면 만드는 사람은 한 그릇에 1000원을 남기기 어려운데, 배달 앱이 앉아서 그만큼을 가져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배민의 슈퍼리스트 폐지는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한 절대 강자로서 배달 앱의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자영업자의 원성을 살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슈퍼리스트를 통한 매출이 전체의 1/3 수준에 달해 이후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는 점이 골칫거리다.

 

오픈리스트를 대신 만들지만 오픈리스트 광고비는 주문 금액의 6.8%로 책정돼 슈퍼리스트 수수료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배민 측은 당장 매출이 감소할 수는 있어도 상위 3개 업체만 한정되는 '폐쇄형' 광고인 슈퍼리스트보다 참여하는 음식점이 늘어나 장기적으로 배민에게 유리하다는 시각이다.

 

배민 관계자는 "당장은 어느 정도 매출 하락이 예상되지만, 시장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주문 건수가 2700만건에 달한다. 월 이용자 수(MAU)는 900만명을 넘어섰다. 슈퍼리스트를 시작한 3년 전보다 이미 3배 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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