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외이염, 수술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

 

려동물로 개를 키우고 있다면 관리해주어야 할 것들이 참 많다. 발톱 자라면 발톱 깎아주랴, 매주 목욕 시켜주랴, 매달 심장사상충 예방약 해주랴, 항문낭도 주기적으로 짜주랴, 그 밖에도 기타 등등… 여기서 또 빠질 수 없는 것이 귀청소다.

사람은 굳이 귀청소를 하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는데, 개들은 (모든 개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귀청소를 하지 않고 살면 염증이 쉽게 생겨서 귀를 자주 긁거나, 머리를 흔들어 털거나, 이불 같은 곳에 귀를 비비는 증상을 보이곤 한다.

이렇게 귀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외이염이라고 하는데, 외이염에는 원인도 여러가지지만 개가 사람보다 더 쉽게 이 병에 걸리는 데는 그 이유가 있다.

 

 

 

사람의 귀는 외이도가 짧고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는 반면, 개들의 귀는 외이도가 중간에 꺾여서 수직이도, 수평이도로 나뉘어져 있고, 상대적으로 길이가 길기 때문에 통풍에 불리하다. 게다가 귀가 서있지 않고 늘어져있는 경우 (코카스파니엘, 푸들 등이 대표적이다) 더더욱 통풍이 어렵게 된다. 이렇게 통풍이 잘 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외이도에 살고 있는 미생물들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되고, 염증도 곧 잘 일으킬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견의 귀 안에서 냄새가 나진 않는지, 청결 상태는 괜찮은지, 늘 관심을 갖고 봐주어야 한다.

 

단순히 통풍 뿐만 아니라 지루성 피부나 아토피처럼 전신적인 피부 건강이 좋지 못한 개들은 외이염 때문에 고생하기가 더 쉽다. 그래서 만성 외이염 생겨 약도 자주 먹어야 하고, 귀 세정도 자주 해줘야 하는 환자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정말이지 개도 고생, 보호자도 고생이다. 이렇게 귀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 수술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바깥 외이 절제술 (Lateral ear canal resection)이라는 수술법인데, 수직이도의 바깥쪽 벽을 잘라 없애줌으로써 귓구멍이 바로 수평이도와 연결되게 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되면 마치 사람의 외이 구조와 유사해지면서 통풍도 수월해져 외이염을 완화시킬 수 있고, 귀 세정 관리도 한결 수월해진다. 이 수술 후에 귀 모양이 달라져서 ‘외모적으로 거부감이 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을 수 있지만, 수술 후 3~4주 지나 수술 부위가 안정화 되고, 삭모된 털이 자라 나면 자세히 보지 않는 이상 잘 모르고 넘어갈 경우가 많을 정도로 심미적으로도 불만족스럽지 않은 수술이다.

 

 

단, 모든 환자가 바깥 외이 절제술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외이염이 너무 심한 상태로 진행이 됐거나, 외이염을 넘어 중이염까지 같이 있는 환자는 수술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수술 전에 수의사의 진료 및 상담을 받고 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 수술의 단점(?)이라기 보다는 한계점이라고 한다면, 이 수술은 외이염의 궁극적인 치료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보호자들이 오해하는 점이, 이 수술을 받고 나면 더이상 귀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줄 아는 것인데, 앞서 말했듯이 이 수술은 외이염의 정도를 완화하고 관리를 수월하게 해주는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귀 세정은 물론 정기 검진도 꾸준히 이어가야 반려견이 귀 때문에 고생하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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