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린푸드가 미리 백기를 들면서 국민연금도 주주권 행사 등 적극적인 행위는 하지 않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짠물배당 블랙리스트(중점관리기업)에서도 빼주기로 했다.

 

최근 현대그린푸드는 "2018~2020년 사업연도의 배당성향을 종전(6.2%) 대비 2배 이상 높은 13%로 강화하겠다"며 적극적인 배당 확대 정책을 내밀었다.

 

이는 국민연금의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2015년부터 현대그린푸드의 과소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지급 비율)을 문제 삼아왔다. 2016년에는 현대그린푸드를 비공개 대화 대상기업으로, 2017년에는 비공개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했다. 지난해 5월에는 공개중점관리기업으로 전환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말 기준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12.8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최대 주주는 현대백화점그룹 정교선 부회장(23.0%)이며 정지선 회장(12.7%) 등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총 37.7%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나 2대 주주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이에 국민연금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자책임위)는 14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주주권행사 분과위원회를 열어 논의한 결과, 현대그린푸드에 대해서는 주주 제안을 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탁자책임위 관계자는 "최근 현대그린푸드가 수립한 배당정책이 예측가능성을 지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수탁자책임위는 현대그린푸드의 배당 확대 의지를 고려해 공개중점관리기업 명단에서도 지우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그린푸드가 2대 주주의 제안을 묵살하지 않고 즉각 반응하며 개선책을 마련한 게 효과적이었다"고 평했다.

 

한편 현대그린푸드와 달리 주주 제안을 거절한 남양유업이 앞으로 국민연금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갈지는 관심사다.

 

앞서 국민연금은 주주 제안을 통해 배당 확대를 요구했으나 남양유업 측은 이를 거절했다. 남양유업은 "배당을 확대하면 지분 53.85%를 가진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이 혜택을 더 보게 된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국민연금은 2대 주주이나 지분 싸움에서는 이길 수 없어 결국 배당이 늘어나지 않을 전망인 가운데 양자의 관계가 악화될 수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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