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회 칼럼] 글쓰기 10 원칙
[허정회 칼럼] 글쓰기 10 원칙
  • 허정회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2.1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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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회 작가
허정회 작가

 필자의 취미 중 하나는 글쓰기이다. 글쓰기는 힘든 작업이지만 그만큼 기쁨과 보람이 있다. 자기 생각을 나름대로 표현하고 정리한 창작물이기 때문이다. 또 글쓰기는 집중하고 몰두해야만 한다. 그래서 글 쓸 때 무척 행복하다. 시쳇말로 ‘소확행’을 맛본다. 

  최근 직장에서 책을 발간하느라 교수들이 쓴 글을 교정볼 일이 있었다. 교수들이 직접 썼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글이 엉망이었다. 논리적 전개는 차치하고 문법에 맞지 않는 비문(非文)이 수두룩했다. 맞춤법 틀린 것은 애교에 불과했다. 쓸데없이 긴 문장이나 중첩 표현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도대체 글의 품격을 떠나 자기 글에 대한 성의가 없었다. 이런 글은 고치는 것보다 아예 새로 쓰는 편이 훨씬 쉽다. 내 글은 내 얼굴인진데 많은 사람들이 자기 글을 너무 허투루 쓴다.

  필자는 글 쓸 때 나름대로 10가지 원칙을 지키려고 한다. 
① 쉽게 쓴다.
말을 문자로 표현한 게 글이다. 글은 말하듯이 쉬워야 한다. 어려운 어휘나 표현은 삼간다. 재미없는 글은 아무도 읽지 않는다. 글도 상품이다. 안 읽는 글은 팔리지 않는 상품과 같다.
② 짧게 쓴다.
글이 길거나 문법적으로 복잡한 문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복문(複文)은 가급적 단문으로 나눠 쓴다. 띄어쓰기 기준으로 10개 이내가 좋다. 최대 15개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
③ 읽기 편하게 쓴다.
술술 읽히는 글이 좋은 글이다. 글에 ‘~의’ 나 ‘~것’ 등이 들어가면 리듬감을 잃는다. 한글 어휘의 대부분은 셋 또는 네 음절로 되어 있다. 다섯 음절 이상이면 읽기 거북해진다.
④ 중복 표현은 삼간다.
한 문장은 물론이고 한 문단 내에서도 동일 어휘나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다. 글 쓸 때 항상 사전을 옆에 두고 유사 어휘나 표현을 찾아 써야 한다. 중복 표현은 게으름의 다른 말이다.
⑤ 상투적인 표현은 피한다.
사람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표현이나 비유는 쓰지 않는다. 글은 창작이다. 무언가 자기 나름대로 새로운 걸 찾아 써야 한다. 
⑥ 능동형 문장을 쓴다.
국문의 기본형은 능동형이다. 서양어나 일본어에는 수동형이 잘 어울리지만 우리글은 안 그렇다. 국문은 능동형으로 쓸 때 힘이 있고 독자에게 자신감과 신뢰를 준다.
⑦ 수식어를 줄인다.
형용사, 부사와 같은 수식어는 꼭 필요할 때만 쓴다. 수식어를 많이 쓰면 글이 늘어지고 읽을 때 리듬감을 잃게 된다. 짧게 써야 하는 원칙에도 상치(相馳)된다.
⑧ 접속사는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한다.
접속사는 앞뒤 문장이나 문단을 연결할 때 쓰는 단어이다. 접속사를 많이 사용하면 글 흐름이 끊기고 글에 힘이 없게 된다.
⑨ 강한 표현은 삼간다.
‘절대로’, ‘반드시’, ‘결코’, ‘해야 한다’와 같은 표현은 되도록 안 쓴다. 글이 강하면 독자로 하여금 괜한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퇴고할 때 유념해야 할 점이다.
⑩ 퇴고(推敲)를 한다.
제일 중요한 글쓰기 과정이다. 맞춤법이나 문법적 오류를 정정한 후 논리 점검을 한다. 퇴고는 글 쓴 직후보다 하루 정도 지난 후가 좋다. 퇴고할 때는 소리 내어 읽어봐야 한다.

  글은 곧 사람이다. 글을 보면 그 글 쓴 사람의 생각의 깊이, 성향, 성격 등 모든 것이 한 눈에 들어온다. 자기 한계를 넘는 힘겨운 운동을 해야 근육이 발달되듯 글을 써야 ‘생각의 근육’이 자란다. 글쓰기는 기술이 아니다. 생각의 근력을 키우는 일이다. 짧은 글이라도 매일 써야 한다. 그래야 비소로 생각하게 된다.

허정회 칼럼니스트  bodo@nd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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