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의(Egoism)의 정의를 보면 선(善)이 자기 이익의 추구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주장하는 윤리이론이다.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고 사회 일반의 이익은 염두에 두지 않으려는 태도다. 이기주의는 심리적 이기주의와 윤리적 이기주의 두 가지로 분류된다. 심리적 이기주의는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실제로 늘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이타적인 행위는 없다. 윤리적 이기주의는 규범판단에 따른 이기주의다. 우리가 실제로 자기 이익을 추구하든 안하든 각 개인들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우리가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와 상관없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한다.

 

이기주의에는 부정적인 관점과 긍정적인 관점들이 있다

이기주의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으로 종교 개혁자 장 칼뱅(Jean Calvin)은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가로막는다고 하였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바라는 것은 착함이라 말할 수 있지만 자기 자신의 행복을 바라는 것은 착함이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다소 억지 같아 보이기도 하는 게 자신의 행복을 바라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관점으로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자신의 저서 국부론에서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고자 할 때 오히려 더 효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이익에 기여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탐욕, 사치심, 자만심 등이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고 생각했다. 이기주의는 긍정적인 것일까? 부정적인 것일까? 우리는 조금만이라도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사람을 보면 이기주의자로 몰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 이기주의가 비난 받는 이유는 공동체의 질서를 파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공동체의 안정과 발전에 적대적인 요소로 간주되어 왔기 때문이다. 자기사랑과 이기심을 구별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단순히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자기사랑이다. 이는 건전하며 올바르고 자신에게 유익하다. 반면 이기심은 자기만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들은 전혀 사랑하지 않는다. 타인을 배척하거나 무관심한 심리적 경향을 가진 나르시시즘(Narcissism)에 빠져있는 사람들이다. 자기에게만 도취해 주변이 보이지 않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이기주의자들이다.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는 다르기에 같은 관점에서 오해하면 안 된다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는 다르다. 사람들이 가끔 이 두 가지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쉽게 말해 이기주의는 조금 더 부정적이고 개인주의는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개인주의는 자유주의와 상통하는 것으로 도덕적 행위의 바탕이 되는 기반아래 행해진다. 개인의 입장을 존중하며 자유와 자신이 의지로 행위를 결정, 책임을 지는 것이다. 20대 청년에게 공무원이 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주변에서 말한다고 하자. 하지만 그 청년은 자신이 음악에 재능이 있다면 관련된 분야로 진출할 것이다.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선택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에서 개인의 자유를 누리기에 합리적 이기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 이기주의는 이타주의의 반대로 볼 수 있다. 오직 개인의 이익이나 행복 쾌락의 실현만을 생각하고 도덕성을 배제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치우치려는 행동으로 독단적인 모습이 보여 진다. 인성이 별로 좋지 않은 상사가 있다고 하자. 사람들에게 매우 함부로 하지만 큰 권력을 가지고 있다. 그 사람과 친해지면 고속 승진을 할 수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사의 나쁜 행동이나 됨됨이는 크게 개의치 않으며 타인도 희생시킬 수 있다. 개인주의적인 행동을 오해해 이기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다섯 명이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무엇을 먹을 것인지 물어본다. 네 명은 김치찌개를 먹고 한 명은 된장찌개를 먹는다고 하면 개인주의가 된다. 한국처럼 집단주의 문화가 강조되면 한명도 김치찌개를 먹어야 한다. 여기서 다수의 의견을 따르지 않고 된장찌개를 먹는 것이 이기적인 게 아니다. 진짜 이기적인 사람은 자신의 된장찌개와 네 명의 김치찌개까지 다 뺏어먹는 사람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종종 볼 것이다. 그들이 불편한 이유는 남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익이 결부되면 조금의 양보도 없다. 더군다나 자신의 자존심에 스크래치라도 나면 상대방을 괴롭히거나 끝장을 내야 속이 시원한 경우가 많다. 직장 혹은 공동체 속에서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융화되기 힘들다. 같이 일을 한다면 엄청 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중국의 작가 미멍이 쓴 <나는 합리적 이기주의자가 좋다>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은 살면서 세 번 성장한다. 바로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 아님을 깨달았을 때, 아무리 노력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는 일이 있음을 알았을 때, 그리고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일들도 있음을 잘 알면서도 온 힘을 다해 쟁취하려 할 때다.” 이기주의자들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혹시라도 나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기주의에 물들어 가는 중이다. 나만 편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편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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