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상처받은 이들

장애인도 국민이다. 충청남도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천안 / 충청남도 장애인권익옹호기관 박수진 관장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상처받은 이들

장애인도 국민이다. 충청남도 장애인권익옹호기관 박수진 관장

 

피해받는 장애인들을 지키는 최전선의 보루

현대판 ‘장애인 노예’라는 단어가 없어질 때까지

장애인 학대 사례지원과 지속하는 사후 모니터링

과거에는 노예제도가 있었다. 사람을 개개인의 물건으로 소유함으로써 인간적인 대우도 하지 않고 노동력으로 활용하는 비인간적인 제도다. 현대 사람들은 이런 노예라는 단어를 장난스럽게 승화시켜 사용하고 있지만 동시에 알고 있다. 이 노예라는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몇 년 전 갑자기 조명된 ‘염전 노예’라는 키워드는 약자를 이용하는 간악한 사람들이 아직 존재한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 작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이후 염전뿐만 아니라 시골의 농가 같은 좀처럼 알기 어려운 곳에서도 이러한 노예가 존재하는 것이 알려지고 실제로 구조되면서 그들의 반인륜적인 행동에 사람들은 분노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그들의 대부분이 ‘장애인’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현대 사회에서 알게 모르게 차별받고 천대받고 있는 것도 모자라 그러한 ‘노예’로 길게는 몇십 년, 짧게는 몇 년 동안 인간 대우를 받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실제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반인륜적인 행위들은 아직도 많은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충청남도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박수진 관장은 이러한 장애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최전선에 버티고 있는 이들로써, 지금도 수많은 ‘장애인 노예’들을 구조하고 모니터링하며 활약하고 있는 단체라 소개한다.

1. 장애인들 역시 사람으로 존중받고 대우받아야 한다.

충남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충청남도에서 핍박받는 장애인들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다. 이곳은 충남의 장애인과 관련된 다양한 일들을 다루고 있으며, 보건복지부, 중앙 장애인권익옹호기관들과 연계하며 지역 내 장애인들의 차별과 지원과 같은 다양한 일을 진행한다.

장애인 학대에 대한 신고접수와 조사, 장애인학대사례판정위원회 설치 및 운영, 피해 장애인 회복지원과 사후 관리 등 충남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선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를 지원한다. 또한 이러한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장애인 학대 예방 교육과 홍보를 정기적으로 진행해 지역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 단체의 관장으로 있는 박수진 관장은 현대에 이어지고 있는 장애인들의 노예화에 대한 문제를 중점적으로 신경 쓰며, 이러한 사회적 병폐의 완전한 해소를 위해선 장애인들에 대한 낡은 인식의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인물이다.

박수진 관장은 그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런 내용을 내보내고, 피해 장애인들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고 소리 높이지만 아직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고 냉랭하다는 것을 체감하곤 할 뿐이라 전했다.

2. 해외의 피해 장애인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의 도입이 필요

현대판 노예 사건은 농촌이나 어촌 등 지방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최근 잠실야구장 노예에 대한 이야기만 들어봐도 그렇다. 박수진 관장은 이런 현대판 노예 사건이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사회 전반에도 과감하게 나타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사람의 인간성에 대해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수진 관장이 이렇게 노예처럼 살아가는 장애인들을 구해낼 때는 가장 걱정되는 것은 무엇보다 건강상태이다. 거의 자는 시간도 급여도, 그리고 제대로 된 휴무 조건도 갖춰지지 못한 곳에서 방치된 이들은 건강상 무척이나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있기 때문이다.

작년만 해도 하루 12시간 이상 노역에 축사 바로 옆의 무너져가는 비위생적인 숙소에서 십몇 년 동안 노예 취급을 받고 있던 장애인을 구조해 했는데 어깨와 이빨에 큰 문제가 발견되었고, 염전에서 일하던 장애인분은 기존의 장애 외에 신체에 장애가 될 만한 문제 또한 발견했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이렇게 학대당하고 이용당하고 있는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체계적 지원을 해주고 사회에 정착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도 존재하고, 피해자들을 위한 보호시설과 거주 장소 또한 제공된다. 하지만 박수진 관장이 본 한국의 장애인에 대한 복지는, 앞서 말한 해외의 훌륭한 예시에 아직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3.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들을 향한 인식개선

박수진 관장은 묻는다. 만약 당신이 말을 할 수 없거나 제대로 말을 하기 힘들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말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표현도 제대로 못 하고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논리적인 설명도 못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런 당신을 보는 동정과 거부감의 시선들에 짓눌려서 움츠러들어 버릴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당신의 의사와도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끌려가 노예 생활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당신의 어물어물하는 말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기 힘들 것이고, 그런 당신의 의사를 당신을 노예 취급하는 사람이 자신의 입맛대로 바꿔 거짓으로 대신 전달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몇 년 몇십 년이고 그곳의 노예로써 도와달라는 소리도 못 내고 어둡고 더러운 곳에서 죽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박수진 관장은 이렇게 예시를 들어도 사람들은 그 상황을 안타깝다고만 느낄 뿐 크게 공감하진 못하는 것을 알고 있다. 왜냐하면 한 번도 그들 같은 상황에 처해보지 못했으니까.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옆에서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목격해도 사람들이 진실을 애써 부인하면서 자신의 평화를 지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렇게 수많은 곳에 현대판 노예가 된 장애인들이 있는데도 모르는 척 하고, 애써 합리화해 멋대로 납득해 버리는 사람들의 인식이 이러한 병폐를 잡아내는데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한다.

다시 이러한 비극적인 인들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선 이러한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세상이 너무 각박하다며 박수진 관장은 인터뷰를 마칠 때까지 어두운 얼굴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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