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고관절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 (2) 고관절 탈구

지난 회차 때 고관절 이형성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번 회차에서는 고관절 질환 중 외상 환자에게서 자주 나타날 수 있는 고관절 탈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고관절 탈구는 관골구에서부터 대퇴골두가 완전히 빠져 이탈된 상태를 말하며, 주로 외상으로 인해 고관절을 구성하는 인대 및 관절낭이 파열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 고양이의 관절 탈구 질환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이 보게되는 고관절 탈구는 대퇴골두가 주로 위로 (등쪽) 빠지는 경우가 대다수를 차지하며 (전체 발생의 75%로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 드물게 아래로 (배쪽) 빠지는 경우도 보게된다.

 

고관절이 탈구되는 경우는 야외 활동을 하는 중, 점프를 했다가 제대로 착지하지 못하고 넘어지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고, 그 밖에 교통사고 등 외상을 당했을 경우 가장 많이 발생한다.

우선 고관절 탈구가 생기게 되면 해당 다리를 제대로 딛지 못하고 들고 있으면서 통증 호소를 강하게 한다. 이렇게 외상 후 고관절 탈구가 의심이 되면 되도록 빨리 동물병원을 방문해서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

 

고관절 탈구가 발생하면 수술을 해야할 수도 있지만, 탈구 발생 후 하루, 이틀이 채 되지 않고 바로 동물병원을 찾아갔다면, 비수술적으로 탈구된 관절을 다시 끼워 맞춰보는 치료를 해볼 수 있다. 마취를 한 상태에서 빠진 고관절을 다시 정상 위치로 환납시키는 방법인데, 이렇게 다시 맞춘 상태에서 위로 빠졌던 탈구라면 2주간 다리를 딛지 못하게 하는 드레싱 (Ehmer sling)을 해야하고, 아래로 빠졌던 탈구라면 역시 2주간 다리가 벌어지지 않게끔 잡아주는 드레싱 (Hobble)을 해야한다.

아래로 빠졌던 탈구의 경우 비수술적 환납법으로 80% 이상의 높은 성공률을 보이는 반면, 위로 빠졌던 탈구는 재탈구율이 최대 71%까지 보고가 되어있으며, 필자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도 성공했던 경우가 손에 꼽힐만큼 적은 편이다.

고관절 탈구의 대부분인 위쪽 탈구가 재탈구율이 이렇게 높다보니, 이것이 곧 고관절 탈구 환자들이 수술적 치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고관절이 탈구되었을 때 수술을 통해 다시 원래 상태의 고관절처럼 고치고 유지하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의학 문헌에서도 여러가지 수술 방법이 소개되고 시도되어 왔지만, 비교적 좋은 성공률을 보이는 수술 방법은 인공인대를 설치해주는 방법이다 (토글 라드 Toggle Rod라는 보형물로 인공인대를 고정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토글 라드 수술법이라고 한다). 이 수술 방법은 대퇴골두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이상적인 수술법이지만, 수술 후 부적절한 환자 관리라든지, 보호자도 통제하기 어려운 활동성을 환자가 가졌을 때 인공인대가 끊어지면서 재탈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탈구되기 전에 퇴행성 관절염을 갖고 있었던 환자라면, 이 수술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

 

또 다른 수술 방법으로는 ‘고관절 이형성증의 치료 방법으로도 사용이 되고 있는 대퇴골두 절단술이 있다. 탈구된 대퇴골두를 절단하고 근육을 비롯한 연부조직의 힘으로 걷게 하는 방법으로서, 고관절 자체를 살리지는 못하는 방법이지만 재탈구라는 염려로부터 해방될 수 있고, 약간의 절뚝임이 남을 수는 있어도, 일상생활에 거의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관절 탈구 환자에게 가장 많이 선택되는 수술법이 되었다.

이처럼 각각의 수술에는 적응증과 장, 단점이 있기 때문에 담당 수의사의 충분한 설명을 들은 후 수술법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어떤 수술을 하더라도 정형 외과 수술을 받고 나면 재활 치료를 잘 하는 것이 환자의 회복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재활 치료의 시작 시점과 강도는 수술법에 따라 조금씩은 차이가 있지만, 수술 부위의 회복과 근육량을 꾸준히 늘리는데 필요한 레이저 치료, 수중러닝머신, 운동 재활 등의 치료가 적절히 이루어지면 수술 후 예후를 좋게 할 뿐만 아니라, 평상시 생활처럼 지내는 데까지의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으니 보호자분들께서는 꼭 참고하실 사항이다. <기사제공 : VIP동물의료센터 외과 과장 안승엽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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