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한 정성이 박힌 KBS교향악단의 체감되는 연주에 대비되는 열기보다 절제된 사운드의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Choral)

촘촘한 정성이 박힌 KBS교향악단의 체감되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 연주에 대비되는 열기보다 절제된 사운드의 합창(Choral)이라고 할까.

최근 몇 년간 서울시향 베토벤 교향곡 연말 9번 합창 연주가운데 열띤 비중이 적은 느낌의 올해 2018년 티에르 피셔의 합창 지휘 서울시향의 연주를 보고 난 소감이다.

최근 1-2년전의 서울시향 연말 베토벤 교향곡 제9번의 연주 기억을 더듬어보면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지휘한 2016년 말의 경우 작금의 혼란스런 시국에 비춰 그 어느해 때보다 합창교향곡의 섬세하고 정결한 사운드의 한줄기 오아시스 같은 합창 Choral을 들려줬던 기억이 난다. 지난해 티에르 피셔가 지휘봉을 잡은 서울시향 베토벤 교향곡 제9번 연주는 깔끔하고 정련된 베토벤 교향곡 제9번의 연주로 깨끗이 마무리해준 기억이 남아있다.

12월22일 토요일 오후 예술의 전당에서 있은 서울시향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은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의 맛이 초반에 느껴지지 않았다. 3악장에서 화음이 살아나며 4악장에의 기대를 높혔지만 4악장 ‘환희에의 송가’에서도 성악진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지 못한 듯 여겨지며 정명훈 시절 "환희여, 신의 찬란한 아름다움이여!"의 흥분된 코러스를 다시 한번 앵콜로 들려주자 감격에 찬 관객의 브라보와 환호가 객석에서 쏟아졌던 역대 서울시향의 한껏 달아오르는 모습을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반면 국내에서 연말 비슷한 시기에 매년 베토벤 교향곡 9번 연주의 경쟁구도를 펼치는 KBS교향악단의 경우 12월27일 저녁 롯데 콘서트홀에서 있은 KBS교향악단의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은 연주단원들의 촘촘한 정성이 박힌 연주로 관객에게 체감되는 베토벤 합창을 들려줘 서울시향보다 더 impressive(인상적)한 연주를 들려준 인상을 주면서 대조를 이뤘다.

12월 서울시향 정기공연에서 인상적으로 본 것은 롯데콘서트홀에서 12월14일 마르쿠스 슈텐츠가 어깨를 들썩이며 몸으로 흥을 표현한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 서울시향 단원들이 볼레로 연주의 특성상 편안히 활을 뜯고 있는 듯 했지만 마르쿠스 슈텐츠가 어깨를 들썩이며 몸으로 자의적 해석의 흥을 맘껏 표현하듯 서울시향이 악보에 얽매이지 않는 루바토(연주자가 더 효과적인 음악표현을 위해 특정 박이나 마디, 악구 등을 약간 길게 늘이거나 당김으로써 리듬을 미묘하게 변화시키는 기법)나 악보에 없는 테누토(그 음의 길이를 충분히 지켜서 연주하라는 표) 같은 흥이 살아나는 연주를 계속 보여줘야 음악이 살아날 텐데 하는 생각에 휩싸였다.

12월7일 있었던 도이치 그라모폰 120주년 기념 갈라콘서트에선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6번의 듣는 긴장감이 덜해 서울시향이 가장 잘 연주하는 곡목으로 도이치 그라모폰 120주년 기념 갈라콘서트에 맞췄지만 예전 Gardian의 음악칼럼니스트 에리카 질이 적시한 대로 유행에 맞는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2014년 런던 BBC프롬스에서 전파를 통해 들려지던 놀랍도록 생생한 음향을 듣던 감회를 생각하면 유럽투어에서 돌아온 서울시향의 피로도가 감안되었을 것이다.

이날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을 협연한 안네 조피 무터는 1악장 전주곡, 적당히 빠르게 에선 날씨 탓인지 건조히 들렸지만 2악장 매우 느리게부터 윤기가 살아났고 3악장 피날레: 빠르고 힘차게에선 50년 넘게 활을 켜온 바이올린 여제의 화려함이 빛났다.

마르쿠스 슈텐츠와 티에리 피셔가 각각 수석객원지휘자로 서울시향을 이끄는 과도체제이지만 해외 유명악단의 사운드 맛에 수준이 높아진 관객은 서울시향에게서 KBS교향악단이나 코리안심포니의 연주를 뛰어넘을 해외 유수 교향악단의 사운드를 국내 최고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교향악단으로서 담보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향의 분발이 담긴 연주행보가 2019년에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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