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마다 인생의 고비가 있게 마련이다. 특별히 자랑할 만한 삶은 아닐지라도 열심히 살아왔었는데 2005년 3월 갑자기 경상남도 정무부지사 직을 그만 두게 되었다. 아내의 표현 대로 라면 “단 하루도 직장 가기 싫다”고 한 적이 없었는데 그렇게 백수가 되었다.

오뉴월 햇볕 속에 가방을 들고 서울 시내를 걸어 다니기도 힘들기도하여 봉평에 있는 지암정사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있던 즈음 카네기연구소의 최염순 소장이 한 날 해준 말이 떠올랐다. “강사장님, 언제라도 시간이 나면 저에게 연락해주셔요.”

이 말이 인연이 되어 카네기최고경영자과정 제39기에 등록하여 매주 화요일 저녁은 역삼동에서 젊고 순수한 분들과 교유하게 되었다. 그 이전에 최소장께서 준 ’카네기인간관계론’의 영문테이프 8개 짜리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를 차 뒷좌석에서 줄잡아 200번은 들었었긴 했다. 책 속에 나오는 수많은 에피소드가 낯설지는 않았지만 머리로만 익혔던 때였다.

카네기는 1936년판 서문을 이렇게 맺고 있다. ‘허버트 스펜서의 말처럼 ”교육의 가장 큰 목표는 지식이 아니라 행동”이다. 이 책은 바로 행동의 책(action book)이다.’ 카네기의 행동학습(action learning)을 통하여 얻은 소득은 무수히 많다. 가장 큰 소득은 좀 더 겸손한 인간이 된 게 아닌가 한다. 알게 모르게 그간의 직장생활에서 이룬 작은 성공에 취하여 스스로 겸손하지 못했던 것을 지각하게 된 점이다. 당시 아내가 자주했던 말이 “당신은 집에 와서도 회사에 있는 것 처럼 행동한다”는 것이었다.

재 작년 말 ‘아트스피치’에서 주관한 ‘CEO 건배사 대회’에서 테이블 대표, 예선, 결선을 거쳐 650만원 상당의 1등 상을 받았다. 요즘은 어디서 상 받을 기회도 없어 내심 감격한 터였다. 행사가 끝나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탈렌트 사미자 선생님을 뵙는데 내게 100점 만점을 주었다는 게 아닌가.

다시 생각해 보니 무대에서 결선 건배사를 시작 하기 전에 “제가 오늘 사미자 선생님, 안숙선 선생님을 앞에 모시고 이런 말씀 기회를 가졌다는 걸 제 아내에게 꼭 자랑하겠습니다”라고 한 게 1등 상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이 분들이 심사위원이셨다! 카네기의 ‘칭찬은 무쇠도 녹인다’는 기본원칙이 결실을 본 것이었다. 카네기 학습에서 배운 마술의 원칙 “자, 여러분 잔을 들어주십시오”도 한 몫을 하였다.

세상에 좋은 내용으로 가득 찬 책들이 많지만, 카네기 만큼 실천적인 액션 북은 이 세상에 없다. 카네기가 온 세상에, 또 카네기를 학습한 모든 ‘카네기인’에게 열정을 심어주고 행복한 성공을 이루게 해 주었다.

한국 카네기연구소의 최염순 박사님의 공로 또한 대단히 크다.

전국적으로 수 만 명의 CEO들이 전문 교육을 받아 직장에서 또 가정에서 성공과 행복을 이루고 있고, 다양한 연령대의 교육과 전문과정을 통하여 살 맛나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마음 깊이 경의를 표한다.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카네기’와의 인연에 감사 드린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해 준 데일 카네기의 탄생 100주년을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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