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임대료에 은행 무관심…김포·청주국제공항 은행 영업점 등 유찰 거듭돼

새해부터 공항에서 환전 등 은행 업무를 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김포·청주국제공항의 은행 영업점과 환전소 및 ATM(자동입출금기) 사업권 경쟁이 은행들의 무관심 속에 세번째 입찰마저 무산될 위기에 노인 때문이다.

 

이는 높은 임대료와 정부의 환전 수수료 인하 압박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17~19일 '김포·청주국제공항 은행 운영자 선정' 입찰을 진행했지만 참가 신청 은행이 부족해 유찰 위기에 놓였다.

 

A와 B 두 권역으로 나눠 진행된 입찰에서 A에는 신한은행 한 곳만 입찰했으며, B에는 단 한 곳의 은행도 참가하지 않았다.

 

한국공항공사는 내년 1월부터 5년간 김포공항 국내선·국제선, 청주공항 국내선·국제선에 입점할 운영을 선정하기 위해 지난 11월말과 이달 7일에 두 차례 입찰을 진행했지만 유효 경쟁 불발로 무산됐다. 1차 입찰에는 신한은행 한 곳만 참가했고 2차 입찰에는 참가 은행이 없었다.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는 우선 높은 임대료가 꼽힌다. 공항공사가 제시한 연간 최소 임대료가 수백억원대에 이르면서 은행들이 수익성에 대한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앞선 두 차례 입찰에선 김포공항 국내선을 A와 B 두 권역으로 나누고 김포공항 국제선과 청주공항 입점권을 한데 묶은 C권역까지 세 건의 입찰을 진행했었다. 각 권역의 최소 임대료(이하 부가가치세 포함)는 A가 145억2000만원, B가 148억5000만원, C가 130억9000만원 수준이었다.

 

두 차례 유찰 후 공항공사는 방식을 바꿨다. 이번에는 입찰 건수를 두 건으로 줄인 대신 당초 C에 포함됐던 사업권을 A와 B권역에 배분했다. A권역은 은행들이 꺼리는 청주공항 입점권과 김포공항 화물청사 영업장 등이 더해지면서 최소 임대료가 오히려 105억6000만원으로 내려갔지만 B권역에는 김포공항 국제선 영업점이 더해지면서 209억원으로 비싸졌다.

 

다만 전체 임대료는 기존 세 곳 424억6000만원에서 두 곳 314억6000만원으로 110억원이 깎였다. 또 한 번의 유찰을 막기 위한 공항공사 나름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결과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A권역의 경우 100억원 남짓으로 임대료가 줄었지만 영업할수록 손해인 청주공항과 화물청사 등이 포함돼 사업성이 낮다"며 "B권역은 150억원도 비싸다고 했는데 영업점 하나 더 붙이고 200억원이 넘어가니 어느 은행도 선뜻 나서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김포공항의 경우 인천국제공항 대비 상징성이 떨어지고 고객들의 환전 수요도 인터넷·모바일 등으로 이동하고 있어 굳이 역마진을 감수하고 김포공항에 영업점을 낼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공항공사의 고민이 깊어졌다. 현재 입점해 있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계약기간이 연말 종료됨에 따라 당장 내년부터 공항에서 환전이 불가능해진 고객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 게다가 임대 보증금을 반환해야 하는 점도 재정적 부담이 크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참가한 A권역만이라도 수의계약으로 진행할지, 아니면 다시 한 번 재입찰에 나설지 고민하고 있다"며 "며칠 내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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