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당5락” 입시 준비를 했던 사람이라면 이 단어를 한번 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4시간을 자면 붙고, 5시간을 자면 떨어진다.”라는 뜻의 이 말은 학생들로 하여금 열심히 공부를 하라는 뜻에서 나왔다. 하지만 지난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는 이 단어가 다른 의미로 사용되었다. “5당4락”. 즉, “5억원을 쓰면 당선이 되고 4억원을 쓰면 낙선한다.”는 것이다.

조합장선거는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와 같은 공직선거와는 달리 선거인 수가 몇 천 명 내외로 적고, 선거인들이 모두 조합원이라 대부분 안면 또는 친분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조합장 선거 입후보예정자들은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다양한 광고수단을 찾게 되고, 최악의 경우 당선을 위해서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며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하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서 조합장 선거에서는 조합장 선거 입후보예정자 본인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매수 및 기부행위 제한을 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조합장 선거 입후보예정자들은 오직 선거운동기간(2019.2.28.~3.12. 총13일)에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며,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그리고 명함, 어깨띠 및 소품, 문자메시지, 조합이 개설·운영하는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어 공직선거보다 선거운동방법이 제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많은 금액을 선거운동으로 지출할 여지가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올해 9월 21일부터 조합장선거관련 기부행위 제한기간이 시작되었다. 매수 및 기부행위를 한 사람들은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되는데, 기부행위를 행한 후보자와 관련자들은 고발 뿐만 아니라 금품을 제공받은 사람들이 수령한 금품가액의 10배에서 50배에 해당하는 과태료도 부과받게 된다. 실제로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한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 30여 명에게 금품을 살포해서 해당 마을 주민이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6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받은 경우도 있었다. 안일하게 생각하고 금품수수를 했다가 엄벌을 받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오는 2019년 3월 13일은 두 번째로 실시되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일이다. 그 전까지 있었던 불합리한 관행과 불법행위는 이제는 사라질 때가 되었다. ‘5당4락’이 아닌 ‘공평무사’한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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