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안과 이야기 6.

고양이들은 개에 비해 안과질환이 많지는 않은 편이다. 특히 백내장, 녹내장 같은 시력을 위협하는 질환은 고양이에서 흔하지 않다. 그렇지만 고양이에서 매우 흔한 안과 질환이 있으니, 바로 결막염이다. 그리고 고양이에서 위험할 수 있는 안과 질환은 포도막염이다. 이 두가지 질환에 초점을 맞춰보고자 한다.

 

결막염은 이전에도 다룬 적 있지만, 안구 표면을 감싸는 흰자위 부위의 염증이다. 원인은 다양할 수 있지만 고양이에서 가장 흔하게 고려하는 원인은 감염성 원인과 화장실 모래와 같은 이물에 의한 것이다. 반면 포도막염은 눈 내부의 염증인데, 고양이에서 흔한 원인은 감염성 원인과 특발성 원인이 있다.

 

결막염과 포도막염의 공통적인 임상증상이라면 눈을 자주 깜박이고 눈물을 많이 흘리는 증상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결막염이 악화되면 심한 눈곱과 결막이 빨갛게 부어오르는 증상이 동반된다. 마치 사람에서 유행성 결막염 때와 비슷한 증상이다. 반면 포도막염은 악화되면 결막염보다 통증이 심한 편이기 때문에 윙크하듯이 눈을 감고 뜨지 못하는 증상을 보이거나, 눈동자 색깔이 달라져 보일 수 있다.

 

고양이 결막염의 원인 중에서도 가장 흔한 원인을 꼽자면, 허피스 바이러스이다. 허피스 바이러스는 고양이들 사이에 전염력이 강하고, 한번 감염되면 몸 안에 숨은 채로 지속 감염 상태를 유지하다가, 고양이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기침, 콧물 같은 상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거나 결막염을 일으킨다. 아직 면역력이 미성숙한 아기 고양이에서 아주 흔하고, 또는 환경 변화가 있는 경우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발병하기도 한다. 잠깐 지나가는 감기처럼 큰 탈 없이 지나가기도 하는데, 간혹 후유증을 남긴다. 심하게 손상된 결막이 서로 유착되어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거나, 눈동자에 결막이 붙어서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각결막 유착이 일어날 수도 있고, 코눈물관이 유착 되어 평생 눈물을 줄줄 흘리게 되기도 한다. 각막염까지 진행되는 경우 통증도 심해지고 후유증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스트레스가 지속되고 면역력이 약하면 계속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관리에 신경써줄 필요가 있다.

 

고양이 포도막염은 그 원인에 따라 예후가 많이 달라질 수 있는데, 흔한 원인 중 한가지가 전염성 복막염이기 때문이다. 예후가 아주 안 좋은 전신 질환인 전염성 복막염에 걸렸을 때, 전신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포도막염으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고양이에서 포도막염이 진단이 되었다면, 전염성 복막염을 확인하기 위한 전신 검사가 추천된다.

 

전염성 복막염 외에도, 고양이 백혈병 바이러스나, 면역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에도 포도막염을 일으킬 수 있어, 키트 검사로 이들 바이러스 감염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검사 결과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되지 않고 전염성 복막염도 의심되지 않는다면, 포도막염 치료의 예후는 좋은 편이다. 다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앞서 고양이에서 흔하지 않다고 설명한 백내장과 녹내장이 속발할 수 있으므로, 눈을 뜨지 못하고 눈동자 색이 달라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말고 병원을 찾을 필요가 있다.

 

고양이의 눈은 너무나 아름답지 아니한가. 안과 수의사로 일하면서 많은 고양이의 눈을 바라보지만, 매번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곤 한다. 우리 고양이의 아름다운 눈이 평소와 달라보이지는 않은지 매일 눈 마주치며 고양이 인사를 나누어보자. <기사제공 : VIP 동물의료센터 안과팀장 박은진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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