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회 칼럼] 나눔은 사랑이다
[허정회 칼럼] 나눔은 사랑이다
  • 허정회 칼럼니스트
  • 승인 2018.11.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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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회 작가
허정회 작가

며칠 전 복지TV에서 기획한 나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운영하고 있는 디딤씨앗통장홍보 프로그램이었다. 디딤씨앗통장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동의 후원자가 매월 일정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그만큼의 금액을 아동명의 통장에 적립해 주는 제도이다. 월 최대 4만 원까지 후원이 가능하며 아동이 만 18세가 되면 학자금, 주거비, 창업자금, 결혼자금 등으로 찾아 쓸 수 있다. 지난 2007년부터 12년째 시행해오고 있다. 이 제도로 이제까지 혜택 본 아동은 약 10만 명이고, 현재 약 7만 명의 아동이 가입되어 있다. 대상 아동은 주로 기초생활수급가정 아동, 시설보호 아동, 가정위탁보호 아동 등이다.

이 날의 주인공은 함께 출연 했던 두 청년이었다. 이들은 디딤씨앗통장 후원을 받으며 성장했고 이제 막 사회와 대학에 첫발을 내딛으려는 남녀 학생이었다. 이 중 남학생은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했고 졸업을 앞두고 취직 준비에 한창이었다. 대전에서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할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했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클래식 작곡을 공부하며 키워온 음악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을 포기했다. 설상가상으로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의 재산이 많아 한때 기초생활수급 자격까지 박탈당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모를 만나 가족관계가 아니라는 소명을 받아내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면서 어린나이에 우리나라 복지의 현주소, 사회 부조리에 대해 눈뜨게 되면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자는 꿈을 꾸게 되었다. 집 근처 복지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이들의 멘토 역할을 하는 교육봉사를 했다. 소외계층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사회 진출 후 취약계층 아동의 복지 향상을 위한 사업을 하겠다고 했다. 장래에는 정치인이 되어 그의 이러한 신념을 국가정책으로 반영하겠다는 큰 꿈을 키우고 있었다.

또 다른 출연자는 대학입학을 목전에 두고 있는 여학생이었다. 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에 재능을 보여 각종 콩쿠르에서 상을 탔다. 집안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피아노를 계속 배워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이번 서울대 기악과 수시전형 1차에 합격한 재원이다. 현재 대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운영하는 오케스트라 단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의 꿈은 가정 사정에 구애받지 않고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마음 놓고 배울 수 있는 음악학교를 세우는 거라 했다.

위 두 청년의 공통점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에 굴하지 않고 도전해 나름대로 자신들이 세운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태도는 당찼고 적극적이었으며 발표력도 좋았다. 또 자신들이 사회로부터 받은 것 이상으로 사회에 돌려주려는 의지가 강했다. 이들 청년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미래는 밝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주변에는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지난 주 청주에 있는 혜능보육원 원생 약 40여 명과 졸업생 및 멘토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에 참석했다. 멋진 연주는 물론 이들을 뒷바라지한 자원봉사 후원자들의 얘기는 감동적이었다. 인근 공군사관학교 군악대원들의 재능기부, 지난 20여 년 간 서울에서 매월 1회 이들을 위한 급식봉사와 다수 후원자들의 기부는 이들 아이들의 사회적 부모였다. 비록 늦은 밤이었지만 서울로 향하는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최근 청량리시장에서 평생 청과상을 한 노부부의 거액 기부는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들은 당신들이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면서 모은 400억 원을 고려대 장학금으로 써달라고 학교 당국에 기부했다. 경북 영주에 사는 한 장애인은 폐지 팔아 모은 돈을 자기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고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이런 의인들이 있기에 이 세상은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눔이 더욱 절실한 추운 계절이 왔다. 나눔은 사랑이다. 비록 내가 가진 게 적고 보잘 것 없더라도 나눔을 실천한다면 우리사회는 좀 더 밝고 활기차게 될 것이다.

허정회 칼럼니스트  bodo@nd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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