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적 요소를 강조, 니벨룽의 반지 이해의 문턱 또 한번 낮춰

월드아트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라인의 황금’이 니벨룽의 반지에 대한 국내 오페라팬들의 관심을 다시 증폭, 지피게 하는 역할을 했다.

니벨룽의 반지는 매년 7월 하순쯤에서 8월말까지 독일 바이로이트에서 매년 열리는 바이로이트 축제에 올려지는 주 메인 오페라로 알려져 있다. 독일 바이로이트 본토의 니벨룽엔 반지를 체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찾은 11월 중순 월드아트오페라 ‘라인의 황금’은 동화적 요소의 강조로 흥미를 배가시킨 한 측면에서 니벨룽의 반지 이해의 문턱을 또 한번 낮췄다.

바이로이트 축제는 바그너의 본 무대라는 권위도 있고 또 실제로 매년 새로운 제작을 선보이면서 언제나 최고 실력의 예술가들을 동원해 의미있는 공연을 하기 때문에 보러 오는 관객들도 진지하고 심각하게 감상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월드아트오페라 무대처럼 새로운 관점으로 세계를 보고 새로운 극장, 새로운 그림세계를 보여주며 정치적 사회적이면서도 동시에 환상적인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것도 새로운 시도로 의의있는 작업으로 받아들여진다.

2010년대 들어서 니벨룽의 반지는 서울시향이 콘서트 버전으로 2014년 9월과 2015년 5월에 각각 라인의 황금과 발퀴레 콘서트 버전을 선보인 이후 어찌된 일인지 그이후 콘서트 버전을 무대에 올리는 실질적 진전은 없었다. 콘서트 버전으로 진행되다 보니 무대 전막으로 진행되는 오페라의 진정한 맛은 없었는데 월드아트오페라측이 거의 10년만에 올해부터 2020년까지 니벨룽의 반지 서곡 ‘라인의 황금’을 포함한 4부작을 올린다고 해서 많은 관심이 쏠렸다.

앞서 언급했지만 올해 월드아트오페라가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11월 중순 선보인 니벨룽의 반지, ‘라인의 황금’은 초반부터 동화적 요소가 많이 강조됐던 것 같다. 이번 무대에서 '니벨룽의 반지' 중 1부작 '라인의 황금'은 이들이 역할에 맡는 가면을 쓰거나 눈코입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한 분장을 했기 때문에 출연 성악가를 사실상 구분하기 어려웠다.

주역 성악가들이 일반적 오페라 공연에서도 등장인물들이 역할에 맞는 분장을 하지만 얼굴 자체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분장을 하거나 가면을 쓰는 경우는 드물다. 성악가들이 이런 낯선 체험을 하도록 이끌어낸 것은 이번 공연에서 연출을 비롯, 무대·의상·조명을 총괄하는 아힘 프라이어의 아우라 때문이긴 했지만 이런 동화적 요소가 지나치게 강조된 측면은 바그너 전문 성악가들의 시종 물흐르는 듯한 풍성한 성량등이 다소 돋보이지 못하게 관객에게 잘 흡수되지 못하도록 하는 면도 노출하지 않았나 싶다.

2014년 9월말에 있었던 서울시향의 정명훈과 바그너 ‘라인의 황금’ 콘서트버전 연주는 마치 카라얀이 1951년 바이로이트 축제에서 황금라인의 연주를 마무리짓는 감격의 연주를 연상시키듯 반지 대장정의 출발로는 무척 뜨거웠던 10여분간에 걸친 기립박수의 열광적 커튼콜 환호를 이끌어 냈던 기억이 새로운데 새로운 반지를 무대에 올린 월드아트오페라의 무대가 향후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 공연으로 이런 열기를 계속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향후 연출 콘텐츠에 달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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