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무속인 명안도령

 

강원도 무속인 명안도령

 

원주시 최고의 강신무 ‘명안도령’

“다시 태어나도 나는 무당이다”

 

무당의 시조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지리산의 성모천왕이 법우화상과 부부의 연을 맺어 태어난 여덟 딸들에게 무업을 가르쳐 조선의 팔도로 보냈다는 성모전설과 중국 황제의 딸이나 왕녀였다는 왕녀전설, 귀족 여성이라는 귀녀설, 왕명을 받들어 무사를 시작했다는 왕무전설 등이 있다. 이 중 어느 것이 원형인지 알 수 없으나 무당의 시초가 고귀한 존재였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다.

무당은 두 부류로 나뉜다. 신과 접신해 신과 인간을 매개하는 강신무와 무당의 예술적 가치를 전승해 인간의 소망을 신에게 전달하는 세습무가 있다. 강원도 원주에 자리한 명안도령은 일본에서도 찾아올 정도로 이름난 강신무다. 3년 8개월 전 주신인 양명도사 할아버지가 공수를 내리며 무속인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명안도령’은 “인간과 신을 매개하는 강신무로써 사람들의 삶에 올바른 안내자가 되어주는 것은 기본이고 무당의 예술적 기능도 익혀 국내 최고의 무당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공부를 잘하려면 공부머리가 있어야 하고 운동을 잘하려면 운동신경이 있어야 한다. 노력여하에 따라 그 분야의 최고가 되겠지만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능력이 있어야 함은 부정할래야 부정할 수 없는 이치다. 무속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예지력이 남다르다. 꿈을 통해 앞날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물과 바람, 해와 달 등 자연을 통해서도 앞일을 예견하는 초감각적인 능력들을 가지고 있다. 강원도 원주의 명안도령도 젊어서부터 그런 예지력이 드문드문 나타나긴 했다. 그러나 그가 무속인이 될 것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생각지 못했다. 그날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목을 맸다. 전 재산을 쏟아 부은 사업이 꼬꾸라지며 앞날이 캄캄해 졌을 때 나는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분명히 죽었다. 그런데 아내가 나를 흔들어 깨웠다. 눈앞에 아내가 혼비백산하여 나를 흔들고 있는데 아내 뒤로 빛이 들어오는 창가에 한 노인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나는 아내에게 “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지만 아내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듯 했다. “저 사람, 저 사람 누구냐고” 재차 물었지만 아내는 황당하고 걱정스럽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내 눈에 뚜렷이 보이는 그를 아내가 못 본다 생각하자 화가 났다. “뭘 안보여. 저기, 저기 앉아 있잖아!”

 

그날의 이야기는 아내의 입을 통해 다시 터져 나왔다.

“그렇게 기절했던 남편이 깨어나더니 평소 안하던 행동을 하는 거예요. 뒷짐을 지고 방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헛기침 하는데 나는 속으로 ‘저 사람이 돌았나? 사업하다 망해서 충격 받아 돌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순간적으로 무서웠죠. 원래 술도 안 먹던 사람인데 막걸리를 내놓으라고 하는 거예요. 남편이 안하던 짓에 놀라 일단 시키는 대로 슈퍼에 달려가 막걸리를 사다 주었어요. 남편은 막걸리를 시원하게 마시고는 뭐라고 뭐라고 혼잣말을 내뱉는데 당시에는 ‘아이고, 돌았구나. 아이고, 저 사람이 드디어 미쳤구나’ 하고 좌절했죠.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그 행동들이 할아버지 장군이 접신해 오신 거였고 그때 쏟아낸 말들이 공수(신들린 상태에서 신이 말을 하는 것)였는데 그때는 몰랐어요. 정말 단순하게 ‘저이가 미쳤구나’ 그렇게 생각했죠”

 

 

아내는 남편의 이상한 행동들을 걱정하며 한 무속인을 찾아갔다. “남편이 이상하니 좀 봐달라고 조언을 얻으러 간 자리였는데 갑자기 보살님(무속인)이 벌떡 일어나더니 남편더러 자리를 바꿔 앉자고 하시는 거예요. 그리고는 상 위에 방울과 부채, 엽전과 쌀, 오방계를 다루어 보라고 시키는 거예요. 저는 그때 그분이 시킨다고 또 남편이 가서 남의 상 앞에 앉아서 이것저것 만지는데 미안하더라구요. 남의 물건을 막 함부로 만지는 게 실례잖아요. 그런데 남편이 이것저것 다 만지더니 마지막에 엽전을 탁 던져서 들여다 보다가 뭐라고 뭐라고 하는데 가부좌로 앉아있던 보살님이 급히 자세를 바꿔 무릎을 딱 꿇는 거예요. 그러고는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신이 오셨다!’”

아내는 그동안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하나하나 실마리가 풀리며 남편의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고 가림굿(신과 잡신을 가려내는 굿)을 통해 ‘명안도령’으로 무속인의 길을 가는 것을 응원하며 내조하게 되었다.

 

 

 

 

 

 

명안도령은 신과 접신해 점사로 신의 말씀을 전달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사람들이 찾아오면 신의 말씀으로 그들에게 바른 길을 인도하는 가르침을 주었고 비방을 통해 그들의 삶이 안정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러한 그의 능력에 명안도령의 소문은 바다건너 일본에 까지 퍼졌다.

명안도령은 “신의 말씀을 통해 정확한 길을 안내해 줄 수 있음에 감사하다”며 “이곳을 다녀갔던 세속인들이 신의 말씀으로 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가 가장 반갑고 기쁘다”고 했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나는 무속인이 될 것”이라며 보람된 업에 대한 소신을 당당히 밝혔다. 명안도령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을 구애받지 않는다. 오는 족족 손님들을 정성스럽게 맞이한다. 앞 손님과의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뒤에 오는 손님은 부득이 하게 줄을 서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아내는 기다려야 하는 손님들에게 미안하지만 정성을 다하는 명안도령에게 빨리 하라고 재촉할 수 없다. 신의 말씀을 전달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상담하러 오는 이의 인생을 함께 이야기 하며 나누는 것도 그들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명안도령은 “무속인은 돈을 벌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굳이 할 필요도 없는 굿을 하라고 일부러 부추기는 무속인들에게 하는 말이었다. 꼭 필요할 때는 해야하지만 ‘이래도 굿, 저래도 굿’이라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굿은 그냥 하나! 형편이 어려워 찾아오는 이들이 대부분인데 무조건 굿을 하라고 할 수 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안도령은 “먼저 양심적인 무속인이 되어야 하고, 신을 바르게 모셔 신과 세속의 인간들을 잘 매개할 수 있는 능력을 감사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민과 걱정으로 무거운 짐을 이고 살아가는 세속인들이 도덕과 양심을 가장 기본이라고 여기는 명안도령과의 인연으로 고통에서 벗어나 구원을 얻어 마음의 안정과 행복을 찾기를 소원해 본다.

문의전화 010-7299-2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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