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들도 백내장 수술을 하나요?
강아지들도 백내장 수술을 하나요?
  • 서상혁 수의학 전문기자
  • 승인 2018.11.1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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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안과 이야기 5.
VIP 동물의료센터 안과팀장 박은진 수의사
VIP 동물의료센터 안과팀장 박은진 수의사

백내장이라는 질환은 누구나 알고 있는 아주 유명한 안과질환이다.

그렇지만 백내장을 앓아 눈이 하얘진 사람을 실제로 본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의료 서비스의 혜택으로 인해, 사람은 백내장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백내장에 걸려 눈이 새하얘진 개의 얼굴을 어디선가 한번 쯤 본 기억을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싶다. 백내장은 사람에서만큼이나 개에서도 흔한 질환이다.

 

백내장의 정의는 매우 간단하다.

백내장이란 수정체에 혼탁이 발생한 모든 상태를 지칭한다. 수정체는 눈 안에 들어있는 일종의 렌즈로,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상이 맺힐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춰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카메라의 렌즈가 당연히 투명하고 깨끗해야 하듯이, 수정체도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투명해야 한다. 그러나 어떤 원인에 의해 빛의 통과를 방해하는 혼탁이 생긴다면 백내장이라 볼 수 있다.

 

백내장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노령성 백내장도 많지만, 유전성 백내장은 어린 나이에 발병하기도 하며, 심지어 선천성 백내장도 있다. 당뇨병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고, 다른 안과질환에 의한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도 있으며, 외상이나 약물, 영양불균형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다.

 

백내장의 증상은 당연히 눈이 하얘지는 것. 눈동자 색이 뿌얘졌다 싶으면 백내장 검사해주세요하며 진료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눈동자 색이 뿌얘지는 질환은 백내장 말고도 매우 다양하고, 실제로 백내장이 아닌 경우도 많기 때문에, 검사 이전에 섣불리 진단하진 않길 바란다.

 

백내장을 분류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환자 상태와 앞으로의 관리 또는 치료 방법을 보호자께 설명하기 위해 백내장의 진행 정도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백내장은 진행 정도에 따라 4단계로 분류한다.

1) 초기 백내장은, 비유한다면 카메라 렌즈에 지문이 묻은 정도로, 환자의 시력에 별 지장을 주고 있지는 않을만큼 작은 백내장이 확인되는 상태이다. 이 때에는 백내장이 더 진행되는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간격으로 재검을 받아볼 것을 추천하며, 치료는 필요치 않다.

2) 미성숙 백내장은, 아직 환자의 시력은 있긴 있으나 시력 저하를 유발할 만큼 백내장이 진행된 상태이다. 이 시기부터는 치료를 위한 백내장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3) 성숙 백내장은, 육안으로 보기에도 수정체가 새하얗게 변한 상태로, 불투명해진 수정체로 인해 빛이 망막에 전달되지 못해서 시력을 잃는다. 시력회복을 위해서는 백내장 수술을 실시해야 한다.

4) 과성숙 백내장은, 성숙 백내장과 임상적으로 유사한 경우가 많다.

 

최근 9살의 한 환자가 눈이 뿌얘져서 백내장 검사를 받고 싶다며 내원하였다.

검사 결과 양안 초기 백내장으로 진단되었다. 초기 백내장이기 때문에 지금 수술을 할 필요는 없으며 진행 양상을 지켜보자고 보호자에게 설명하였다. 그러나 환자에게 뭐든 좋은 걸 해주고 싶은 마음의 보호자는 지금 당장 수술을 시켜주고 싶다고 하였다. 보호자의 의지를 꺾기위해 애를 써야했다. 백내장의 유일한 치료 방법은 수술이다. 백내장 때문에 시력을 잃었던 환자가 백내장 수술 직후 시력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면, 그만큼 기쁘고 보람된 일도 없다. 그러나 백내장 수술은 보호자의 많은 시간적/물질적 비용과, 수술 후 회복 과정을 거치기 위해 말 못하는 환자의 순순한 협조까지 요구하는 만만치 않은 과정이다. 게다가 가끔은 수술 합병증으로 실명하는 상황도 발생하기에, 수술 시기와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만 한다.

 

백내장 수술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며, 목적은 환자의 시력회복을 통해 보호자의 마음과 환자의 삶이 조금 더 편안해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백내장을 시력에만 초점을 맞춰 살펴봤지만, 백내장 때문에 눈 안에 염증인 포도막염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놓쳐서는 안된다. 따라서 미성숙 백내장보다 더 진행된 백내장에서는 지속적인 검진이 필요하고 염증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백내장 수술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해서, 안과 검진까지 그만두면 안되는 이유이다.

 

백내장 걸린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방법이 수술만 있는 게 아니다. 수술을 안하더라도 지속적인 검진과 안약 치료를 통해 통증이 없도록 관리해준다면 백내장에 걸렸어도 환자의 삶의 질은 충분히 높을 수 있다. <기사제공 : VIP 동물의료센터 안과팀장 박은진 수의사>

 

 

 

 

서상혁 수의학 전문기자  bodo@nd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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