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드링크가 한 잔에 건강한 청년도 90분만에 혈관 급성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교 건강과학센터 맥거빈 의과대학의 존 히긴스 교수는 "건강한 20대에게 24온스(약 3컵, 680g)의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게 했더니 1시간 30분만에 젊은 성인의 혈관 건강을 나타내는 혈관 팽창 정도가 5.1%에서 2.8%로 반토막이 났다"고 밝혔다.
한 번의 섭취만으로 에너지 드링크가 혈관을 절반 수준까지 좁히는 것이다. 때문에 혈액이 주요 장기로 흘러가는 것을 막으면서 급성 손상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오는 10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2018 미국심장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매년 의사들과 과학자들이 심혈관 관련 최신 연구 동향을 교류하는 장이다.
히긴스 교수는 담배를 피우지 않은 20대 44명에게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기 전 혈관을 덮는 세포층인 내피 기능을 검사하고, 마신지 90분 뒤 똑같은 검사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역시 혈관 기능에 급성 손상이 유발된 것이 확인됐다.
로스앤젤레스의 세다스-시나이 의료센터에 다르면 이 같은 내피 기능에 장애가 생기면 혈관이 잘 팽창되지 못해 심장발작의 원인이 된다.
연구진은 에너지 드링크가 대사 증후군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원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같은 부정적인 영향이 카페인, 타우린, 설탕 및 기타 식물성 물질의 성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보통 에너지 드링크에는 250ml당 80mg에 카페인이 들어있다. 또한 12온스짜리 레드불 캔 하나에는 9티스푼에 해당하는 37g의 설탕도 함유돼 있다.
히긴스 교수는 "에너지 드링크가 점차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자주 마시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안전한 소비 패턴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