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커피나무농장’ 황선호 대표
[인터뷰] ‘커피나무농장’ 황선호 대표
  • 이은구 기자
  • 승인 2018.11.08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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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커피가 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구리/ 커피나무농장 황선호 대표

 

국내에서 커피가 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구리 커피나무 재배농장, ‘커피나무농장’ 황선호 대표

황선호 대표와 부친
황선호 대표와 부친

커피나무의 열매, 체리가 갈리는 기계음은 마치 소개팅 장소에서 상대를 기다리는 설레임의 회오리 되어 귀속으로 파고드는 듯 했다. 나무에서 커피체리를 수확해 건조와 로스팅 숙성기간을 거쳐 나온 것이리라. 재래식 커피포트에 색 바랜 한지를 깔고 뜨거운 물이 가루가 된 원두를 휘감아 지나고 나니 온 사방에 커피향이 진동을 한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머그잔에 얼굴을 묻고 가만히 숨을 쉰다. 커피의 진한 향내가 심부 깊이 파고들었다. 이 커피는 아라비카 커피의 원산지인 에티오피아의 커피도, 고소하고 마일드한 브라질 커피도 아니었다. 쌉싸름한 맛이 갈고 닦지 않은 원석의 맛이라고 나 할까.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강한 맛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맛에 중독될 수 있을 듯하다. 구리시 토평동 장자호수공원에 위치한 ‘커피나무농장’에서 직접 나무를 심어 수확한 국내산 커피 이야기다.

‘커피나무농장’ 황선호 대표는 2년 전 아버지 황규태 전 대표로 부터 가업을 물려받아 ‘커피나무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커피를 생산한다고 하니 생소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고흥에서 이미 커피를 특수작물로 지정하고 시험 생산하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서울 근교에서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었다. 그것도 소비도시인 구리에서 말이다. 황 대표는 “아버지가 워낙 나무 가꾸는 것을 좋아해 취미로 시작한 것이었는데 제가 이렇게 맡게 되었다”며 “아직까지는 환경과 생산, 건조 과정이 전문적인 커피 생산국과 달라 많은 수량을 얻을 수 없지만 서울 근교에서 커피나무를 볼 수 있고 직접 갈아서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는 매력에 손님들이 소문을 듣고 꾸준히 찾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산책하며 지나가다 농장을 들린 한 방문객은 “커피나무농장에서 가공한 커피를 사가기도 했지만 집에서 마시면 이 맛이 나지 않는다며, “커피나무를 바라보며 커피 맛을 즐기러 일부러 찾아온다. 했다. 커피를 마시는 데에는 나무로 둘러싸인 분위기도 한 몫을 하나 보다.

황규태 전 대표가 커피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 즈음이다. 나무 키우는 것을 좋아해 다양한 나무를 심어 키웠는데 의외로 온도와 습도를 잘 맞추면 잘 자라는 커피나무가 신기해 주력으로 심기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국내 기후가 온대에서 열대로 변하고 있어 커피나무를 키우기가 좋다. 그러나 사계절인 우리나라는 겨울철은 추위에 취약한 커피나무를 하우스 안에서 재배해야 한다. 나무 성장 온도 유지를 위해 온풍기를 틀어주는데 수지가 맞을까 싶다. 황 전 대표는 “수익을 창출” 시키려고 했다면 커피나무농장은 일찌감치 문을 닫아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피나무농장의 일과는 황 대표 부자가 그저 좋아서 하는 일이었다. 황선호 대표는 “원산지의 자연재배방식은 아니지만 아버지의 지극 정성은 어느 생산지 못지않다”고 말했다.

커피나무 판매

‘커피나무농장’에서는 커피나무를 팔고 있다. 씨앗으로 발아된 작은 묘목부터 성목까지 가격은 3,000원부터 다양하다. 보통 수목원에 가면 나무 한 그루에 몇 백, 몇 천 만원이 오가는데 겨우 몇 천원에서 몇 만 원이라는 것이 의아했다. 황 대표는 “나무를 키우는 것이 취미다 보니 욕심을 내지 않아 큰 수익은 창출하지 못한다고 솔직히 말했다. 박물관이나 전시장, 커피나무농장 창업자가 대량을 요구할 때에는 더 싸게 팔아 다른 농장 및 수목원도 생업으로 이 일을 하게 된다면 ‘커피나무’의 단가를 맞추지 못할 것이다.

커피나무농장에서 커피나무들을 구매하여간 사람들이 있다. 대개 정년을 퇴직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사람들, 또한 지방으로 귀농을 하는 사람들이다. 구리커피나무농장에서는 우리나라 커피 농가를 확보하기 위해서 다량으로 나무를 구입한 경상도 대구 외 3곳, 전라도 고흥 외 4곳, 경기도 영정도와 가까운 팔당까지 4곳, 충청도, 강원도, 제주도까지 전국에 커피나무를 보냈다고 한다.

 

황 전 대표는 이들에게 대량의 커피나무를 팔면서도 “당장 생업으로 커피농사를 지어 수익을 얻겠다는 것은 아직 어렵지만, 점차 재배기술의 발전과 다양한 체험활동 등 6차 산업을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면, 수익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일러주었다.

 

또한 커피나무농장에서 나무를 구입하는 또 다른 부류들은 카페나 바리스타 학원 등 인테리어 효과로 구매하는 경우와 식물들을 키우기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개업식에 독특하고 개성 있는 나무를 보내는 사람들이다.

커피나무를 재배하는데 큰 애로사항은 없다. 온도와 습도만 잘 맞춰주면 무럭무럭 잘 자라더라는 것이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야외에서도 잘 자라고 겨울에는 하우스로 옮겨 온풍기로 온도를 높여주면 된다. 번거로운 작업일 수 있지만 워낙에 나무 가꾸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황 대표는 이것이 힘들다고 생각지 않았다. 황 대표는 “커피나무를 더 많이 연구하고 개발하여 한국인이 입맛에 맞는 커피를 생산하게 된다면 그때 커피 재배를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일이다”고 말했다.

 

 

그린벨트 규제 풀어 구리시 세수 마련해야

황 전 대표는, 타 지역에서는 특수작물을 재배하면 국가에서 50%를 지원해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러면 우리도 특수한 커피농장을 해보자’하고 확대 했는데, 오산이었다. 구리시로부터 단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하고 모두 황 전 대표 자비로 채워 넣어야 했다. 구리시는 행정구역상 도시형 농촌이라 특수작물을 재배하여도 전례가 없어 지원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또 “구리시가 경기도 36개 시·군중에서 가장 작은 도시”라며 “인구도 적고 특화된 작물도 없는데다 규제까지 심해 공장도 들어오지 못하다 보니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생산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황 전 대표는 “구리시에는 그린벨트가 많은데 이 부분을 무분별하게 풀지 말고 사업성으로 계획을 세워 실질적인 생산성을 가질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여 준다면 구리시의 큰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 대표는 정부 시책으로 도시와 농촌을 구분 짓지 말고 특수작물을 재배할 경우 똑 같은 지원이 내려오면 좋겠다고 소원했다. 우리나라 커피의 99,9%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러한 커피가 우리 땅에서 생산된다면 국가적으로도 이익이 되는 일 이라고 밝혔다. 커피가 대량생산되면 커피 맛 을 내는 다양한 가공식품에도 국내산이 사용되어 국민건강증진에도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꽃이 피는 나무가 좋아 나무를 재배했던 아버지와 아버지의 뜻을 물려받아 가업으로 이어가려는 아들 부자의 훈훈한 미소가 커피 향과 함께 농원에 그윽하게 피어올랐다.

 

* 커피나무농장 구리시 토평동 688-1 // 031)558-4780

이은구 기자  hoeunk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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