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공연 재팬필하모닉 첫 공연을 보고

지난해 제9회 서울국제음악제 개막공연을 핀란드의 라티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책임졌던 반면 올해 제10회 서울국제음악제는 김대중-오부치 게이조 20주년 선언을 기념해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진 재팬필하모닉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라티 심포니가 레민카이넨 모음곡의 인상적 연주선율이 남아있는 것이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반면 재팬필은 일본풍의 지휘 에이지 오우에의 일본풍의 지휘 스타일로 특징지워질 것 같다. 라티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경우 이틀간 무대에서 가장 인상깊게 들려줬던 시벨리우스의 레민 카이넨 모음곡이 이 음악으로 그려낼 수 있는 최고의 구현을 시현해 핀란드 라티 심포니의 저력과 개성을 보는 듯 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재팬필하모닉의 일본풍 느낌은 90년 초반 NHK심포니와 내한공연을 갖기도 했던 도야마 유조 작곡의 랩소디가 일본 동요, 북해 어부의 노래, 남쪽지방의 민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전통민요등을 구조적으로 잘 살려서 전형적인 일본풍의 음악으로 서곡부터 실어나른 점에서 이런 일본풍의 색채는 초반부터 짙었다.

2014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콩쿠르와 2015년 이탈리아 부조니 국제콩쿠르에서 연속 우승하며 관심을 끌었던 문지영은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1번을 통해 나긋나긋하게 사람 심성을 파고드는 선율에서 “이 시대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음악성의 자연스러움이 새삼 발견되었던 것 같다.” 감성표현이 능한 문지영에게서 강철타건만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한 계기가 되었으며 지휘자와의 상호교감이 다음날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가진 파보 예르비와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의 눈빛교감 못지 않았다.

재팬필이 후반부 연주한 브람스 교향곡 1번은 1악장에서 오히려 전반부보다 긴장이 떨어지는 느낌을 감출 수 없어서 주말 공연을 가졌던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같은 서구 오케스트라등에 대비, 동양계 오케스트라의 취약점 인가 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연주력이 살아나 가을에 딱 어울리는 브람스 교향곡 1번이라는 생각이 났다. 서울국제음악제가 질 양적으로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고 지난해 공연리뷰를 썼던 기억이 나는데 올해의 공연은 독일 다니엘 뮐러-쇼트 첼로 리사이틀과 상하이 콰르텟, 프라드 파블로 카잘스 페스티벌의 흥미를 끄는 실내악 공연등에 이어 2019년에도 봄 콘서트 5월 10, 12, 14일에 이안 보스트리지& 율리우스 드레이크 듀오 리사이틀에 이어 10월에는 한-폴란드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펜데레츠키 & KBS교향악단의 누가수난곡등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면면이 안보이는 것은 스폰서 미진의 탓인지 해서 어쩐지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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