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구리시 박해일 지회장

구리/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구리시 박해일 지회장

 

장애인의 인권과 권리를 당당히 요구하고 의무와 나눔을 실천하자.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구리시 지회 박해일 지회장

 

장애인의 인권과 권리를 스스로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떳떳이 누리기 위해서는 국민으로서의 의무와 나눔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바로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구리시 지회 박해일 지회장이다. 2013년에 부임해 5년째 구리시 지회를 이끌고 있는 박 지회장은 비록 장애를 안고 있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극복해서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나라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는 국민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 쪽 다리를 의족에 의지하고 있는 박 지회장은 누구보다 장애인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대변할 수 있는 지회장이었다. 그는 “직책만 지회장일 뿐 회원들의 머슴이다 생각하며 지회장의 역할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구리시 지회는 1987년 ‘구리시장애인모임회’가 결성되며 시작되었다. 이후 1994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구리시 지회로 설립인가를 받아 발족되었고 이후 장애인 종합민원상담실과 장애인 인권상담소, 직업소개소는 물론 생활체육관, 무료급식소, 게이트볼 장 등을 개설해 운영해 오고 있다.

장애는 그 자체만으로 고통, 차별 없는 복지 이루어져야

장애 발생 원인이 과거에는 태어나면서 유전적으로 받은 선천적 장애가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각종 산재와 교통사고, 합병증 등 후천적으로 얻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 지회장은 100세 인생에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장애인의 복지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현 정부는 장애인들 중에서도 발달장애만 혜택을 크게 주고 있다”며, “장애는 그 자체만으로 고통이기 때문에 차별 없는 복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장애 수급비의 경우 장애인의 통장에 어떤 식으로든 돈이 들어오면 수급비가 깎이는 정책 탓에, 충분히 노동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일을 하지 않고 폐지를 모아 현금을 받아쓰는 등의 허드렛일을 하고 있다며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아이큐가 70이 안 되는 지적장애인들에게 바리스타 같은 기술을 가르치는 것(현행) 보다 텃밭 가꾸기와 같은 농촌체험학습을 시켜 땀 흘리는 노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장애인 체육활동은 재활이다.

박 지회장은 지체장애인들의 체육활동을 중요시 했다. 그는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체육활동이 스포츠지만 장애인들에게는 재활이다”며 “체육활동을 통해 정신력과 근력을 키움으로써 스스로의 장애를 극복하고 또 다른 장애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구리지회에 가입된 1,500여명의 장애인들 중 55세 이상부터 초고령화(80세이상)까지 고령화에 들어선 인원이 60%를 넘어섰다. 박 지회장은 “이러한 추세를 보았을 때 체육활동은 장애인들의 건강증진에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으며 현재 구리시 지회 회원들이 즐기고 있는 장애인게이트볼, 장애인파크골프 외에도 다양한 체육 프로그램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구리시 지회는 해마다 전국 지체장애인 체육대회에 참여해 혁혁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승기도 쟁취했다. 박 지회장은 “장애인들이 꾸준한 체육활동으로 건강해지면 치매도 예방하고 세금으로 소비되는 의료보험지출도 절감할 수 있어 크게 보면 국가적으로도 공헌하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작은 일에도 심혈을 기울이다.

박 지회장은 소소하다고 할 수 있는 행사 상품을 마련함에 있어서도 심혈을 기울였다. 보통 대다수의 단체에서 쉬이 준비하는 치약, 칫솔, 수건과 같은 일상소품에서 벗어나 회원들이 쉽게 구입할 수 없는 귀한 물건들로 구비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박 지회장은 “지원금과 후원금이 들어오지만 그 돈이 넉넉지 않아 이런 물건을 구입할 수 없다”며 “상품을 제조하는 업체를 설득하고 상의해 행사에 일조하는 기부형태로 70% 이상 할인받아 상품을 구매한다”고 밝혔다. 요즘에는 손 안에 인터넷이 발달돼서 이게 얼마짜리인지 검색하면 가격이 다 나온다. 박 지회장은 “회원들이 좋은 선물을 받았다고 기뻐할 때 소소하지만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솔선수범하는 지회장과 결속하는 회원들

박 지회장이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구리시 지회장으로 부임하던 2013년 당시만 해도 지회 인원은 230여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만 5년이 지난 지금, 협회에 가입된 회원은 1,500여명으로 늘어났다. 사회에서 소외받는 장애인들이 지회에 찾아와 소통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다양한 내·외부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삶의 희망을 찾아가고 있었다. 또 다양한 사회, 봉사 활동에 참여해 나눔과 배려의 마음을 함께 키워가고 있었다.

박 지회장은 한쪽 다리를 의족에 의지해야 하는 장애를 안고 있다.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든 일에 솔선수범했다. 회원들은 이러한 지회장을 중심으로 강한 결속력을 모아 어느 지회보다 단결하고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저는 지회장이지만 사실은 회원들의 머슴이다” 박 지회장은 그의 직책과 역할을 회원들의 일꾼으로 정의하고 있었다.

행복추구권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권리를 찾고 의무도 다하라

박 지회장은 회원들에게 장애인의 인권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우리도 똑같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러니 요구를 해라. 인권은 우리가 스스로 지키는 것이지 누군가가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도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 당당히 우리의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의무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떳떳하다는 것이다. “국가로부터 혹은 사회와 이웃으로부터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나누어줄 줄도 알아야 한다”며 “권리와 의무는 함께 오는 것이고 양보와 배려도 함께 형성되는 것, 몸이 좀 불편해도 내가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면 기꺼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 지회장은 불편한 의족에도 불구하고 그를 찾는 이가 있으면 어디든 달려갔다. 그가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구리시 지회도 이만큼 함께 성숙하고 발전하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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